된장, 우주에서 발효시켜 봤더니 맛이···'놀라워라'
Home -
사이언스 웨이브(Science Wave)는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최신 과학뉴스와 쉽고 재미있는 과학상식을 전달합니다.
sciencewave.kr
우주에서 발효된 된장은 지구 된장과 다른 맛을 낼까? 호기심이 답을 찾았다. 최근 일본식 된장인 미소를 우주에서 발효한 결과, 기존 짠맛과는 전혀 다른 고소하고 볶은 향을 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덴마크와 MIT 연구팀이 발표한 이번 실험은 우주 환경이 발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우주 식품의 미래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된장, 우주 버전은 '볶은 견과류 같은 고소한 맛'
연구팀은 발효 직전 상태의 된장을 ISS로 보내 약 34일간 발효시켰다. 이후 지구로 돌아온 샘플을 지구 발효 대조군 두 종류와 비교했다. 분석 결과, 우주에서 발효된 된장은 고소하고 볶은 향이 두드러졌다.
특히 로스팅 향을 유발하는 피라진 계열 화합물의 농도가 지구 발효 샘플보다 높게 나타났다. 본래 지구에서 발효된 된장은 전통장 특유의 짠맛이 지배적이면서도 고소함보다는 은은한 구수함이 풍긴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된장의 발효 전 포장 상태 [사진=Jimmy Day]
된장, 미세 중력과 방사능에 의해 다른 방식으로 발효
지구에서는 중력에 의해 발효액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대류가 일어난다. 대류는 영양소, 산소, 대사산물을 미생물 주변으로 빠르게 운반하고, 세포 외부 환경을 균일하게 유지한다. 이러한 조건은 미생물의 정상적인 성장과 대사 활동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우주에서는 미세중력으로 인해 대류가 억제되고, 확산만으로 물질 이동이 이루어진다. 확산은 대류보다 훨씬 느리고 방향성이 없기 때문에, 미생물 주변에 국소적인 영양 고갈이나 대사산물 축적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세포는 비정상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며, 대사 경로가 평소와 다른 방향으로 조정될 수 있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이차 대사산물의 조성 변화는 최종 산물의 맛과 향을 변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우주 방사선도 발효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주 방사선은 고에너지 입자가 미생물의 DNA를 손상시켜 단일가닥 절단, 염기 치환, 삽입 및 결실 같은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유전자 수준의 변화는 대사 효소의 발현을 바꾸고, 에너지 대사, 아미노산 분해, 향기 화합물 생합성 경로를 교란할 수 있다. 특히 발효 중 생성되는 피라진류 화합물은 아미노산 대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 경로가 변화할 경우 발효 식품의 향 프로필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일반 된장(miso)과 달리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발효된 우주 된장(space miso)은 볶은 콩의 향이 강해진 것처럼 더 고소한 맛이 난다. [사진=CNN]
또한, 된장 발효처럼 다수의 미생물이 상호작용하는 경우, 미세중력과 방사선은 미생물 군집의 동역학에도 영향을 미친다. 생장 속도가 빠른 균주가 우세해지고, 상대적으로 느린 균주는 밀려나 군집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군집 재편성은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주요 대사산물의 양과 종류를 변화시키고, 결과적으로 발효 식품의 품질에도 영향을 준다.
이처럼 미세중력에 따른 물질 이동 제한, 방사선에 의한 유전체 불안정성, 미생물 군집 구조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우주에서 발효된 된장은 지구에서 발효한 된장과 맛과 향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
- 미세중력 → 발효 환경 불균형 → 대사 변화
- 방사선 → 미생물 DNA 손상 → 대사 경로 변화
- 군집 변화 → 발효 미생물 조합 변화
- → 결과적으로 맛과 향 변화
코펜하겐(왼쪽), 국제우주정거장(가운데),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오른쪽)에서 발효된 된장을 14명의 테스터가 시식했다. 우주에서 발효된 된장은 지구에서 발효된 것보다 색이 더 짙은데, 이는 ISS 내 높은 온도 때문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발효 속도가 빨라졌을 가능성이 있다. [사진=sciencenews]
발효 식품, 우주에서 즐기게 될까?
현재 우주비행사들의 주식은 살균 식품이나 동결 건조 식품으로 다양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발효 식품은 맛을 풍부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장내 미생물 균형을 유지하고 스트레스 완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MIT 산업디자이너 매기 코블렌츠는 "발효는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우주에서도 다양한 식문화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우주 식품과 관련해서는 비타민 연구도 진행중이다. NASA와 유럽 우주국(ESA)은 우주 비타민 연구를 통해 우주 탐사에서 장기간 비타민 보충이 가능하도록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 우주식품의 영양 가치를 향상 시켜 우주 비행사들의 건강을 유지하고 탐사 성공에 기여할 예정이다.
조니 김, ISS 도착···해치 열고 동료들과 포옹 공개
Home -사이언스 웨이브(Science Wave)는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최신 과학뉴스와 쉽고 재미있는 과학상식을 전달합니다.sciencewave.kr NASA 우주비행사 조니 김(41)이 2025년 4월 8일 러시아 소유
sciencewave.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