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어룡 화석 발견…태아와 식사 흔적까지 남았다
Home -
사이언스 웨이브(Science Wave)는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최신 과학뉴스와 쉽고 재미있는 과학상식을 전달합니다.
sciencewave.kr
칠레 파타고니아에서 발견된 임신한 어룡 화석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3년 파타고니아 남부 빙하지대에서 길이 약 3.3미터의 어룡 화석이 발굴됐는데, 이 화석은 특이하게도 복부에 태아의 뼈와 먹이로 추정되는 작은 물고기의 척추뼈를 함께 포함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 개체에 ‘피오나’라는 이름을 붙였고, 현재까지 남미에서 발견된 유일한 임신 상태의 어룡 화석으로 분류되고 있다. 피오나는 고대 어룡의 생식 방식, 먹이 습성, 생존 당시의 해양 환경까지 포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드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태아를 품고 바다에 가라앉은 어룡, 피오나
피오나는 약 1억 3,100만 년 전 하우테리비안 시기의 해양 생물이다. 몸길이는 약 3.3미터였고, 발견 당시 거의 완전한 골격이 연결된 채 보존돼 있었다. 복부에는 태아의 뼈가 명확히 남아 있었고, 꼬리가 산도 방향을 향하고 있어 어룡이 난생이 아닌 태생 동물이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자료가 됐다.
칠레 푼타 아레나스에 위치한 리오 세코 자연사박물관에서 연구자가 ‘피오나’ 화석을 살펴보고 있다. 이 화석의 길이는 약 3.3미터에 달한다.
[사진=Irene Viscor]
또한 갈비뼈 안쪽에서는 작고 가느다란 어류의 척추뼈가 발견되었는데, 피오나가 사망 직전까지 먹이 활동을 했음을 보여준다. 지느러미 부위에서는 골융합이 관찰돼, 생전 감염이나 외상을 겪은 뒤 회복한 흔적으로 해석됐다.
보존 상태가 이례적으로 좋은 이유는 매몰 환경 때문이다. 연구팀은 피오나가 사망 직후 해저에 머리를 박은 채 빠르게 퇴적물에 덮였다고 분석했다. 급속한 퇴적은 유기물 분해를 막고, 내장 및 연부조직 구조를 포함한 세부 정보를 그대로 화석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조건이 된다.
완벽한 표본이 말하고 있는 것들
피오나가 발견된 지층은 단일 화석에 국한되지 않는다. 같은 지역에서 88구 이상의 어룡 화석이 추가로 확인되었고, 그 매몰 방향과 위치는 일관되지 않았다. 이는 이 지역이 단발성 사건이 아닌 여러 차례의 해저 산사태에 의해 형성된 퇴적 지형임을 시사한다. 화석군 전체는 해양 재해의 반복성과 고생물 밀집 분포의 지질학적 배경을 함께 보여준다.
이 지층의 연대는 텍사스대학교 맷 말코프스키 교수팀이 수행한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약 1억 3,100만 년 전으로 확인되었다. 이 시기는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대륙이 분리되며 해양 통로가 처음 열리던 시기다. 대륙 이동에 따른 해류 재편은 해양 생태계의 구조에 영향을 주었고, 어룡처럼 이동성이 높은 포식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파타고니아 빙하지대의 화석 발견 현장에서 ‘피오나’를 조사 중인 연구자. 2023년, 이 화석은 다섯 조각으로 분리된 채 공중 수송되어 칠레 푼타 아레나스의 리오 세코 자연사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사진=Alejandra Zúñiga]
이번 연구는 고생물학자 주디스 파르도-페레스 박사와 퇴적지질학자 말코프스키 교수가 협업해 진행했다. 두 분야의 결합은 단일 화석을 생물학적 표본으로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층의 성립 과정과 환경 변화의 맥락까지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데 기여했다. 현재 연구진은 의료 영상 기술을 이용한 3D 골격 복원과 지화학 분석을 통해 당시 해양 환경의 산소 농도, 퇴적 속도, 생물 분포 조건 등을 정량적으로 복원하고 있다.
피오나는 개체의 해부학적 정보와 퇴적 환경, 그리고 지질학적 전환기를 동시에 담고 있는 드문 사례다. 이 화석은 단일 생물의 생리 상태를 넘어, 생태계와 지구 환경의 변화 양상을 함께 보여주는 고생물학적 복합 데이터로 활용될 예정이다.
대만 해저서 발견된 턱뼈, 고대 인류 데니소바인 가능성
Home -사이언스 웨이브(Science Wave)는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최신 과학뉴스와 쉽고 재미있는 과학상식을 전달합니다.sciencewave.kr 2008년, 대만 해협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의 그물에 사람
sciencewave.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