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멸종위기 야생동물 불법 거래 정황…국제 학술지에 첫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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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자 인터뷰 통해 불법 생물자원 거래 실태 첫 정밀 조사
• 야생동물 조직적 사냥·사육해 중국 등에 불법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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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자국 보호종과 국제협약 대상 야생동물을 밀거래하며, 이 과정에 국가가 직접 관여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제난과 식량 부족 속에서 국영 사냥과 야생동물 농장이 조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중국을 주요 시장으로 삼아 고기, 가죽, 장기 등이 전통 약재나 고급 소비재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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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흑곰, 긴꼬리산양, 수달 등 멸종위기종이 포함된 이 밀거래는 단순한 생존형 밀렵을 넘어 북한 정권의 수익 구조 일부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북아 생물다양성 회복과 국제 보전 체제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는 곰 쓸개 농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관행은 야생 동물 개체군에 미치는 영향과 사육곰의 건강 및 복지 문제로 인해 비판을 받아왔다. 사진은 한국의 곰 농장에서 촬영된 것이다.

[사진=Dr. Joshua Elves-Powell]

 

 

멸종위기 야생동물, 국가 주도 거래와 사육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ZSL 동물학연구소, 노르웨이 자연연구소(NINA), 노르웨이 내륙대학교가 공동 수행한 이번 연구는 2021~2022년 탈북자 30여 명을 심층 인터뷰해 북한의 야생동물 거래 구조를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인터뷰 대상에는 전직 사냥꾼, 밀매 중개인, 내부 구매자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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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보호종 지정 제도와 보호구역 제도를 갖추고 있음에도 실제로는 국가 승인 하에 위반되고 있으며, 당국은 이를 통한 경제적 이득을 추구하고 있다. 국영 사냥꾼과 지역 주민은 포획한 동물을 국가에 제출하거나 민간 밀수업자에게 넘긴다. 예를 들어, 붉은여우의 가죽은 국가에 납품하고 고기는 암시장에 판매하거나 자가 소비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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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운영 농장에서는 곰, 수달, 꿩, 사슴 등이 사육되고 있다. 특히 곰은 담즙 채취용으로 길러지며, 이는 20세기 중반 북한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곰 담즙은 전통 한약과 중의학에서 사용되며, 현재까지도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사육 방식이 동물복지와 멸종위기종 보전에 모두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반도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고라니 개체군의 서식지다. 북한에서는 고라니를 포함한 사슴류가 야생 고기로 가장 자주 소비된 동물 중 하나로 보고됐다.

[사진=Dr. Joshua Elves-Powell]

 

 

경제 기반의 남획 구조와 생태계 위협

북한의 야생동물 남획은 1990년대 대기근 이후 본격화됐다. 당시 최대 10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제 붕괴 속에서 주민들은 자급자족을 위해 비공식 경제, 즉 암시장에 의존했고, 야생동물은 생존 수단이자 소득원이 됐다. 연구진은 현재까지도 이런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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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야생동물 제품은 대부분 중국 시장으로 유입된다. 주요 품목은 야생 고기, 가죽, 장기 등이며, 일부는 전통 의약품 원료로 활용된다. 보고서는 이 거래가 북한 국내법은 물론,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국제거래협약(CITES), 유엔 안보리 결의안 2397호(식량 수출 금지)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CITES 당사국이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수요 억제와 외교적 압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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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 따르면 체중 0.5kg 이상의 야생 포유류 대부분이 포획 대상으로 확인됐다. 담비는 사실상 북한에서 자취를 감췄고, 사슴 개체수도 심각하게 감소했다. 아무르호랑이와 아무르표범은 중국 접경지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북한으로 이동할 경우 밀렵 위험이 높다. 연구진은 북한이 한반도와 대륙을 잇는 생물종 이동 경로에서 생태적 단절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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