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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 코로나, 현재도 움직인다···마젤란 탐사선 지질 활동 포착

sciencewave 2025. 5. 20.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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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멈춘 행성’으로 여겨졌던 금성이 지금도 내부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NASA의 마젤란 탐사선이 1990년대 초 수집한 금성 표면의 중력 및 고도 데이터를 최신 지질 모델과 결합해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금성의 대표적인 지형 구조인 코로나(corona)에서 현재도 내부 작용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이 내용을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플룸 상승과 연관된 대규모 지형, 코로나

코로나는 금성에서 관측되는 타원형 고리 구조로, 지름은 수십에서 수백 킬로미터에 달한다. 중심이 융기하고 주변에는 동심원 모양의 균열이 분포하며, 이는 지하에서 상승한 뜨거운 맨틀 물질인 플룸(plume)이 암석권(lithosphere)을 밀어올리면서 생기는 구조로 해석된다. 이 지형은 금성에만 널리 분포하며, 현재까지 수백 개 이상이 확인됐다.

중력 이상 분석으로 내부 열 흐름 추정

 

이번 연구는 마젤란 탐사선이 수집한 고도 데이터와 중력 이상(gravity anomaly)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진행됐다. 고도 정보는 표면의 형태를 알려주고, 중력 데이터는 지하의 밀도 분포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다. 연구팀은 이 두 가지 자료를 지오다이내믹(geodynamic) 모델과 결합해, 코로나 75개의 내부 구조를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52개 코로나에서 낮은 밀도와 높은 온도 특성을 보이는 물질이 하부에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플룸이 여전히 상승 중이거나, 열 흐름이 코로나 주변 암석권을 지속적으로 변형시키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금성 남반구에 위치한 대형 코로나 지형 ‘케찰페틀랄 코로나(Quetzalpetlatl Corona)’를 재현한 모습. 전면에서는 지각이 내부로 가라앉는 섭입대가, 중앙에서는 활발한 화산 활동이 묘사돼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는 다양한 형태의 지질 활동이 발생하는 장소일 수 있다.

[사진=NASA/JPL-Caltech/Peter Rubin]

 

 

금성의 지각은 제한된 형태로 변형된다

금성은 지구처럼 판 구조 운동(plate tectonics)을 보이지 않는다. 암석권 전체가 하나의 단단한 구조로 연결돼 있어 판 경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에서도 내부 열이 작용하면 국지적인 변형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코로나는 이러한 지역적 변형의 대표 사례다.

연구진은 코로나 주변에서 세 가지 형태의 지질 작용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첫째는 상승한 플룸에 의해 주변 지각이 외곽으로 밀려나고, 일부가 하강하는 서브덕션(subduction) 유사 과정이다. 둘째는 냉각된 암석권의 일부가 밀도 증가로 인해 아래로 침강하는 낙하(dripping) 현상이다. 셋째는 플룸이 암석권을 관통하며 표면에 화산 활동(volcanism)을 유발하는 경우다. 일부 코로나에서는 실제로 용암 흐름의 흔적이 관측된 바 있다.

 

 

 

최근 연구는 금성의 거대한 표면 구조물인 코로나가 지금도 지질 작용에 의해 재형성되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NASA의 마젤란 탐사선이 관측한 코로나로는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아르테미스 코로나, 케찰페틀랄 코로나, 바헷 코로나, 포틀라 코로나가 있다.

[사진=NASA/JPL-Caltech]

 

 

VERITAS 탐사선, 코로나 내부 구조 정밀 검증 예정

마젤란 탐사선은 당시 기준으로는 높은 해상도의 지형 및 중력 데이터를 제공했지만, 현재의 분석 요구에는 한계가 있다. 플룸의 위치나 코로나 내부 변형의 현재 진행 여부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정밀도가 필요하다.

NASA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금성 탐사선 베리타스(VERITAS, Venus Emissivity, Radio science, InSAR, Topography, and Spectroscopy)를 개발 중이며, 2030년대 초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VERITAS는 합성개구레이더(SAR), 근적외선 분광기, 고정밀 중력 측정 시스템을 이용해 암석권의 구조와 맨틀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분석할 예정이다. 현재보다 2~4배 향상된 해상도는 코로나의 내부 동역학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그림은 금성의 코로나 아래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지질 활동 양상을 나타낸다. 위쪽에는 암석권 낙하(lithospheric dripping)와 섭입, 아래쪽에는 뜨거운 플룸이 상승해 암석권을 밀어올리며 화산 활동을 유도할 수 있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표현돼 있다.

[사진=Anna Gülcher, CC BY-NC]

 

 

금성 코로나 다수, 현재 진행형 지질 활동의 징후

마젤란 탐사선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이번 분석은, 금성 표면의 코로나 중 다수가 지금도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 흐름의 영향을 받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밀도가 낮고 온도가 높은 물질의 존재는 코로나 형성이 과거 단발적 사건이 아니라, 현재도 유지되고 있는 지질 과정과 연결돼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해석은 중력 이상과 모델 시뮬레이션에 기반한 간접적 추론이며, 실제 물질 이동 여부나 지각 변형 속도는 향후 고해상도 데이터를 통해 확인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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