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파 바이러스, 감기인줄 알았는데 치사율 75%···확산세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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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남부에서 치명적인 인수공통감염병인 니파 바이러스(Nipah Virus)가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며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케랄라(Kerala)주에서 2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감시 대상에 오르면서, 니파 바이러스의 위협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시작된 치명 바이러스…인도에서는 4차례 발생
니파 바이러스는 1998년 말레이시아 니파(Nipah) 지역의 돼지 농장에서 처음 확인됐다. 당시 박쥐로부터 돼지를 매개로 사람에게 전파된 이 바이러스는 1년 새 말레이시아에서만 약 100명이 사망하는 등 큰 피해를 남겼다. 이후 방글라데시와 인도 등지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해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220명 이상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인도에서는 2001년 동부 웨스트벵갈(West Bengal)주에서 처음 발병한 이후, 2007년과 2018년, 2021년, 그리고 이번 2024년까지 케랄라주에서만 네 차례 발생했다. 2018년에는 단일 지역에서 17명이 사망했으며, 작년에도 두 명이 사망한 바 있다. 이번에도 케랄라주의 코지코데(Kozhikode)와 말라푸람(Malappuram) 지역에서 감염 사례가 집중되고 있다.
니파 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하며, 감염 시 치사율이 최대 75%에 이를 수 있다.
초기에는 발열·두통·근육통 등 감기 유사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이후 혼수상태나 뇌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백신이나 근본 치료제가 없어 증상 완화 외에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상태다.
증상은 감기처럼 시작해 뇌염까지…현재 치료제·백신 모두 없어
니파 바이러스는 과일박쥐(Pteropus spp.)를 주요 숙주로 하며, 침이나 배설물에 오염된 과일이나 수액을 통해 인간에게 전파된다. 돼지를 매개로 한 2차 감염도 보고돼 있다.
감염 초기에는 고열, 두통, 근육통 등 일반적인 감기 증상과 비슷하지만, 이후 어지러움, 정신 착란, 발작, 뇌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치사율은 최대 75%에 달한다. 평균 잠복기는 5~14일로 고열과 두통 증상이 3~14일 지속된 후 나른함, 어지러움, 정신 착란 등의 증상을 보인다. 뇌염과 발작이 발생하고 24~48시간 이내에 혼수상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항바이러스제를 이용한 증상 치료만 가능하다.
평균 잠복기는 5~14일이지만, 45일까지도 보고된 사례가 있다.
현재까지 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으며, 항바이러스제도 증상 완화 수준의 제한적 효과만 입증됐다. WHO는 니파 바이러스를 ‘우선 대응 필요 병원체’로 분류하고 있다.
인도 남부에서 니파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재발하며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케랄라주에서 2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격리·감시 대상에 오르면서, 현지 보건당국은 교육시설 폐쇄와 지역 봉쇄 등 긴급 방역 조치에 들어갔다. [사진=CNN]
인도는 지역 봉쇄, 한국은 법정감염병 지정 착수
케랄라주 보건당국은 감염자 발생 반경 5km를 봉쇄하고, 교육기관을 전면 폐쇄하는 등 긴급 방역 조치를 시행 중이다. 고위험군 60여 명은 격리 병동에 수용돼 집중 모니터링을 받고 있으며, 추가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한 검사도 진행 중이다.
북부 라자스탄(Rajasthan) 주정부도 전염 확산을 우려해 지역 보건 인력에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국내 질병관리청은 니파 바이러스 감염증을 1급 법정감염병으로 신규 지정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해당 안건은 감염병관리위원회 심의를 통과했으며,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이르면 7월부터 법적 지정이 완료될 예정이다. 1급 감염병 지정은 2020년 코로나19 이후 5년 만이다.
법에 따라 1급 감염병은 즉시 신고와 격리 조치가 요구되며, 현재 에볼라, 메르스(MERS), 사스(SARS), 탄저, 페스트 등 17종이 포함돼 있다.
니파 바이러스의 주요 감염 경로를 요약한 인포그래픽.
과일박쥐를 매개로 한 감염 외에도, 오염된 과일 섭취나 사람 간 체액 접촉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백신과 특효 치료제가 없는 이 바이러스는 감염 시 치명적인 뇌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치사율은 최대 75%에 달한다. [자료=Reuters]
전문가 “국내 유입 가능성 열려 있어 대비 필요”
감염병 전문가들은 박쥐의 서식지 파괴, 기후변화, 국제 이동 증가 등을 복합 요인으로 지목하며, 니파 바이러스가 향후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동남아 전역에 과일박쥐가 서식하고 있어, 주변 국가들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질병청은 최근 1개월 이내 인도,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 발생 지역을 방문한 후 고열, 두통, 신경계 이상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에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백신이 없는 현 상황에서 조기 진단과 격리만이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응 수단이다.
질병청은 니파 바이러스 발생 지역인 인도,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을 방문한 후 고열, 두통, 정신 혼란, 발작 등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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