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상식

식물이 숨기고 있는 비밀 - 식물의 회전성장 운동

sciencewave 2025. 5. 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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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동물과 달리 이동하지 못한다. 그러나 식물도 생장하는 동안 모든 부분이 빛을 향해, 따뜻한 온도를 향해, 중력을 향해 느리지만 운동을 한다. 줄기의 생장 선단부는 태양을 향해 자라는 해굽성(굴광성 heliotropic)이 있고, 뿌리는 중력에 끌려 아래로 자라는 땅굽성(굴지성 geotropic)이 있다. 미모사와 같은 식물은 물리적 접촉이나 열과 같은 자극에 민감하게 운동한다. 빛, 열, 중력이 어떻게 식물이 운동하도록 하는지 그 기작은 아직 전혀 모르고 있다.

 

어린 나팔꽃 줄기의 생장선단부(슈트 shoot)가 자라는 것을 보면, 원형 또는 나선형으로 매우 천천히 큰 운동을 하면서 생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회전성장(circumnutation) 이라 불리는 이러한 생장운동은 줄기만 아니라 뿌리에서도 일어나고, 특히 덩굴식물의 줄기에서는 두드러지게 볼 수 있다.

 

회전성장은 생장 시기에 따라, 하루 중 낮과 밤 시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과학자들은 식물이 회전성장하는 이유를 그늘을 피하고 서로 복잡하게 부대끼는 것을 피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떻게 회전성장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기작이나 유전적 원인은 지금까지도 미스테리이다.

 

 

나팔꽃, 호박, 오이, 포도나무, 칡, 덩굴성 콩과 같은 덩굴식물의 선단생장부(슈트)는 나선형 비슷하게 자라면서 무엇인가 기대어 붙잡고 자랄 지주(支柱)를 주변에서 찾는다. 이러한 식물의 회전성장은 속도가 아주 느리기 때문에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저속도 비디오로 촬영하면 운동 형태가 확실하게 나타난다.

 

 

 

 

씨앗이 발아하는 모습이다. 떡잎 사이에서 새눈(싹 bud)이 나오면 선단의 생장부(슈트)가 빠르게 세포분열을 하여 높이 성장한다. 그런데 이 선단생장부는 위를 향해 직선으로 자라지 않고 원형, 나선형, 지그재그를 커다랗게 그리면서 성장한다. 이런 회전성장은 거의 모든 식물이 하고 있으며, 특히 덩굴식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저속도 비디오로 포착한 해바라기(발아 3주 후) 선단생장부의 회전성장 상태를 보여준다.

 

 

 

호박, 박, 오이 등의 덩굴성 식물의 선단생장부는 위쪽으로 계속 자라면서 회전성장을 하여 의지할 지주를 찾는다. 선단생장부가 이웃에 있는 식물의 가지와 접촉하면(때로는 자기 지신의 줄기와 접촉해도) 곧 가느다란 덩굴손(tendril)을 빠르게 생장시켜 코일처럼 지주를 휘감는다. 이때 실과 같은 덩굴손 역시 회전성장 방법으로 감는다. 덩굴손은 어떤 방법으로 코일 모습으로 자랄 수 있을까?

 

 

 

회전성장을 하여 지주를 감고 있는 3가지 덩굴식물의 줄기 모습이다. 회전성장은 식물의 종류에 따라 원형, 타원형, 원추형 또는 지그재그 형태로 나타난다.

 

 

 

호박의 줄기에서 자라나온 덩굴손이 지주를 단단히 휘감은 모습이다. 지주를 감는 방향은 식물 종류에 따라 시계방향인 것과 반대방향인 것이 있다. 애기장대와 같은 식물은 시계방향이고, 콩 종류는 시계 반대방향이다.

그늘을 피하는 생장 방법

거대한 느티나무나 소나무를 보면 가지와 잎들이 햇빛을 고르게 받을 수도록 효과적으로 펼쳐진 상태로 자라있다. 들에 피는 야생화나 화분에 심은 꽃, 꽃대, 각각의 꽃잎 역시 가능한 그늘에 덮이지 않도록 펼친 형태로 자란다. 이처럼 잎과 꽃이 효과적으로 배열되게 생장할 수 있는 것은 회전성장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만일 회전성장하지 않는 식물체가 있다면 그 식물은 정상으로 생장하지 못할 것이다.

 

 

 

식물의 줄기, 가지, 잎, 꽃, 뿌리가 사방으로 잘 펼쳐지도록 유도하는 원인과 생리적 변화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신비이다. 회전성장 현상은 온갖 식물의 뿌리가 사방으로 잘 펼쳐진 모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뿌리가 회전성장하는 목적은 빛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물과 영양분을 잘 섭취하도록 이루어진다. 중력은 어떻게 뿌리가 아래로 자라도록 유도할까?

 

 

 

나팔꽃에서는 코일 모양의 덩굴손이 따로 나오지 않고, 선단생장부 자체가 길게 자라면서 직접 지주를 빙빙 감는다. 회전성장 속도는 어린 시기에 가장 빠르고, 하루 중에서도 밤낮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들의 줄기와 잎은 그늘을 피하도록 계속 회전성장을 한다.

 

회전성장을 처음으로 분석한 과학자는 찰스 다윈(Charles Darwin 1809-1882)이다. 그는 1880년에 출간한 저서 <The Power of Movement in Plants>에서 회전성장에 대해 설명했다. 이후로 지금까지 어떤 과학자도 회전성장의 비밀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회전성장을 하는 방향과 시간에 따른 성장 속도는 태양광이나 조명, 중력, 열과 같은 물리적 자극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오늘날 몇 가지 이론이 나와 있지만 모두 추상적 생각들이다.

 

더 신비한 우주에서의 회전성장 실험

회전성장의 의문을 풀기 위해 국제우주정거장과 같은 우주공간에서도 벼와 나팔꽃을 대상으로 실험이 이루어졌다. 실험 결과 무중력 공간에서도 그들은 회전성장을 했다. 그러나 회전의 규모는 지상에서보다 작았다.

 

 

 

참으로 흥미로운 현상 하나는 나팔꽃 돌연변이 종 중에 선단생장부가 위로 자라지 않고 중력쪽(아래로)으로 자라는 것(E)이 있다. 이 나팔꽃의 줄기가 왜 뿌리처럼 중력 쪽으로 자라는지 그 이유 역시 미스테리이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전한 오늘날이지만, 나팔꽃의 줄기(선단생장부)가 어떤 방법으로 태양을 향하여 자라는지, 뿌리는 중력에 반응하여 아래로 자라는지 아직 모른다. 일상생활 속에서 늘 보는 식물의 이러한 회전운동 현상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그 기작을 지금까지도 모른다는 것은 자연의 신비가 얼마나 무궁한지 알려주는 하나의 예이기도 하다. <과학상식 Q & A>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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