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비행사들이 말하는 ‘우주의 냄새’

Home - SCIENCE WAVE

 

 

우주는 진공 상태로, 공기가 없기 때문에 냄새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주비행사들은 우주 유영 후 우주선으로 돌아오면 공통적으로 냄새에 대해 입을 모은다. 무언가 타는 냄새 또는 금속 냄새와 비슷한 독특한 향을 맡았다고 보고한다는 것. 대기가 우주에서 냄새는 어떻게 발생하는 걸까?

​

‘어디선가 탄내가 솔솔···’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주를 공기가 없는 진공 상태로 떠올린다. 지구에서는 냄새가 공기 분자를 통해 전달되지만, 우주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ASA를 비롯한 여러 우주비행사들은 우주 유영(EVA, Extra-Vehicular Activity)을 마치고 모듈 내부로 돌아오면 우주복에서 특정한 향이 난다고 증언한다.

​

대표적인 사례로 NASA의 베테랑 우주비행사 돈 페티트(Don Pettit)는 이 냄새를 “그릴 위에서 막 제거한 스테이크 같은 탄 냄새”라고 묘사했다. 또 다른 우주비행사 케빈 포드(Kevin Ford)는 “강한 용접 냄새”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이 미스터리한 냄새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냄새의 근원, 우주에서의 화학 반응

과학자들은 우주 공간에서 직접적으로 냄새를 맡을 수는 없지만, 우주비행사들이 경험하는 냄새가 우주에서 발생하는 화학 반응의 흔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

고에너지 입자와 산화 반응: 우주는 자외선(UV), 태양풍, 우주 방사선 등 강력한 입자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입자들이 우주비행사의 우주복 표면에 충돌하면서 미세한 화학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지구로 돌아온 우주복이 선체 내부의 산소와 접촉하면 산화 반응이 일어나면서 냄새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의 존재: 우주에서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PAHs)라는 분자들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불완전 연소 후 생성되는 화합물이다. PAHs는 강한 탄 냄새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이 우주복 표면에 달라붙었다가 내부 공기와 접촉하면서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

미세 운석과 우주 먼지: 우주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운석과 먼지가 떠다닌다. 이러한 입자들이 우주복이나 우주선 외벽에 부딪히면서 미세한 화학 반응을 일으키고, 결국 냄새를 남길 가능성이 있다.

 

 

 

우주의 향기(Smell of Space) 프로젝트

이 독특한 냄새 현상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실제로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NASA는 우주비행사 훈련 과정에서 실제 우주 냄새를 재현하는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

 

NASA는 한때 향수 개발자와 협력해 ‘우주의 향기(Smell of Space)’를 재현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화학자들은 “우주의 냄새는 타는 듯한 메탈릭한 향, 바비큐 후 남은 불씨 냄새, 그리고 기름진 향이 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구는 우주비행사들이 실제 우주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감각을 사전에 익히게 하여 심리적 대비를 돕는다.

​

우주의 냄새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우주 공간에서 발생하는 화학 반응이 태양계의 기원이나 심우주 환경을 연구하는 데 단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탄수화물과 식이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