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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데이터의 부활, 20년 전 위성 관측 자료로 밝혀낸 태양계 분자운

천문학

잠든 데이터의 부활, 20년 전 위성 관측 자료로 밝혀낸 태양계 분자운

sciencewave 2025. 5. 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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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웨이브(Science Wave)는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최신 과학뉴스와 쉽고 재미있는 과학상식을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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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한국 최초의 천문관측위성인 과학기술위성 1호가 지구 궤도에 올랐다. 당시 이 위성에 탑재된 원자외선분광기(FIMS, Far-ultraviolet Imaging Spectrograph)는 약 2년에 걸쳐 우주의 원자외선 영역을 관측하며 전천지도를 구축했다. 관측 당시엔 한계가 뚜렷했다. 기기의 공간 해상도나 감도, 그리고 해석 도구 모두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지도는 긴 시간 동안 천문 자료 아카이브 속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이 데이터가 다시 분석됐다. 한국천문연구원을 중심으로 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20여 년 전 수집된 원자외선 자료를 정밀하게 재처리하고, NASA의 수소분자 형광 방출선 관측 프로젝트와 결합해 새로운 분자운 구조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분자운은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존재하며, 연구팀은 이를 '에오스(EOS)'라 명명했다. 그리스 신화에서 새벽의 여신 이름을 따온 이 명칭은 관측된 분자운이 별 탄생 초기 단계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적으로도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태양계에 가장 가까운 분자운, 에오스

에오스는 지구로부터 약 306광년 떨어진 위치에 있으며, 태양계를 포함하는 고온·저밀도의 거대 구조인 국부거품(Local Bubble)의 경계면에 존재한다. 국부거품은 약 300~500광년 크기로, 태양계를 둘러싸고 있는 매우 희박한 고온 플라즈마 영역이다. 이 경계는 차가운 기체와 맞닿아 있어 복사선의 교란이 발생하고, 그 결과 원자외선 방출이 강하게 나타난다.

 

연구팀은 FIMS가 수집한 전천지도를 바탕으로 이 영역에서 발생하는 수소분자의 형광 방출선을 추출했다. 수소분자는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이자 별의 주성분이지만, 원자외선 파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파장대에서는 관측이 어렵다. 따라서 이번 발견은 FIMS가 구축한 희소한 관측 자산을 통해 기존의 관측망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영역에서 별 탄생의 초기 조건을 포착한 사례다.

 

 

 

사진에는 태양에서 약 310광년 떨어진 위치에 존재하는 분자운 ‘EOS’의 공간적 위치가 표시돼 있다. EOS는 우리 은하 내에서 별이 태어나는 재료인 분자 가스가 밀집된 영역으로, 이번 관측을 통해 태양에 가장 가까운 분자운으로 처음 확인됐다. 이는 태양 주변의 성간 환경을 이해하고, 별 형성 과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 천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발견이다. EOS는 우리나라 최초의 천문위성인 FIMS가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신 영상 처리 및 스펙트럼 분석 기술을 활용해 찾아낸 결과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

 

 

분자운은 성간 매질 중 밀도가 높고 온도가 낮은 구간에서 수소가 분자 형태로 존재하는 구름이다. 별은 이러한 분자운의 중력 수축을 통해 형성된다. 지금까지 발견된 대부분의 주요 분자운은 지구로부터 최소 420광년 이상 떨어져 있었는데, 에오스는 그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확인되었다.

이는 관측 정밀도를 높이고, 별이 만들어지기 전 단계의 세부 구조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한다. 연구팀은 에오스의 위치뿐 아니라 질량과 밀도, 그리고 별 생성 가능성까지 다파장 분석을 통해 검증했다. 해당 결과는 2025년 4월 28일자 국제 학술지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게재됐다.


 

FIMS 데이터, 은하 구조 연구의 기반이 되다

 

이번 연구는 과거 관측 자료의 재해석을 통해, 데이터 보존의 과학적 가치를 실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사용된 원자외선 전천지도는 NASA의 GALEX 임무보다 앞서 구축된 고유의 자산으로, 원자외선 파장대에서 우리 은하의 광범위한 구조를 기록한 드문 사례다. 구축 당시에는 분석 기술의 한계로 인해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었으나, 최근 들어 고해상도 영상 처리, 스펙트럼 분해, 머신러닝 기반 이상 탐지 알고리즘 등 다양한 해석 기법이 도입되면서 활용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FIMS 원자외선 수소분자 형광 방출선 전천 지도(왼쪽)와 이번에 새로 발견된 분자운 EOS 부분 확대 영상. [사진=한국천문연구원]

 

 

FIMS 자료는 현재 진행 중인 또는 계획 중인 전천 관측 임무들과의 비교 분석에도 활용될 수 있다. NASA의 근적외선 전천 탐사 임무인 SPHEREx, 한국형 차세대 우주망원경 개발 계획인 K-DRIFT 등은 분자구름과 은하 구조 분석을 목표로 하며, 과거의 원자외선 자료와의 연계 분석을 통해 파장대별 상호보완적 정보 축적이 가능하다.

이러한 기술적 맥락에서 이번 EOS 발견은 축적된 자료의 장기적 과학 자산으로서의 유효성과, 데이터 기반 천문학이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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