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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사우루스 조상, 아시아→북미로 건너와…7천만 년 전 ‘공룡 대이동’

과학 상식

티라노사우루스 조상, 아시아→북미로 건너와…7천만 년 전 ‘공룡 대이동’

sciencewave 2025. 5. 1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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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사우루스 렉스(T. rex)는 육식 공룡 가운데서도 가장 유명한 종이다. 몸길이 12미터, 무게 9톤에 이르는 거대한 체구에, 강한 턱과 톱니 모양 이빨, 사람 키만 한 뒷다리를 가진 이 공룡은 백악기 말기 북미 대륙의 최상위 포식자였다. 오랜 시간 동안 과학자들은 T. rex가 북미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했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최근 한 국제 연구팀이 발표한 모델링 분석은 전혀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에 따르면 T. rex의 직계 조상은 아시아에서 건너온 공룡이었고, 약 7천만 년 전 베링 육교를 통해 북미로 이동한 후 T. rex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이주가 아니라, 당시 지질학적 변화와 생태계 재편이 얽힌 복잡한 진화 경로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아시아에서 건너온 T. rex 조상…진화 경로 바뀌어

영국 UCL(런던대학교) 지구과학과를 중심으로 MIT, 존스홉킨스대, 애리조나대, 아르헨티나 자연사박물관 등 세계 여러 기관이 참여한 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류 공룡들의 계통, 분포, 기후 변화 데이터를 통합해 진화 경로를 분석했다. 그 결과, T. rex의 조상이 약 7천만 년 전 아시아에서 지금의 러시아와 알래스카 사이에 존재했던 베링 육교를 건너 북미로 이동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 연구는 단순한 화석 나열이 아니라, 공룡의 계통수, 고대 지리 정보, 당시의 기후 조건, 그리고 화석 기록의 공백까지 고려한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이루어졌다. 즉, 발견되지 않은 조상 화석의 가능성까지 포함해 전체 진화 경로를 확률적으로 추론한 것이다.

 

이 분석은 T. rex가 아시아의 타르보사우루스(Tarbosaurus)와 가장 가까운 친척이며, 북미의 다른 육식 공룡인 다스플레토사우루스(Daspletosaurus)보다는 유전적으로 더 가깝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반면, 뉴멕시코에서 출토된 Tyrannosaurus mcraeensis 화석이 T. rex보다 먼저 등장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연대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반박했다. 연구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T. rex 조상의 화석이 아시아 어딘가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백악기 열극대 이후, 북반구와 남반구의 육상 생물군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화한 양상을 보여주는 장면.

[사진=Pedro Salas and Sergey Krasovskiy]

 

 

기후 냉각과 생태계 재편, 대형 포식자 진화의 배경

연구팀은 이주 경로뿐 아니라, T. rex가 왜 그토록 거대한 육식 공룡으로 진화했는지도 함께 분석했다. 약 9,200만 년 전, 지구는 백악기 열극대(Cretaceous Thermal Maximum)라는 온난기를 거친 뒤 점차 냉각되기 시작했다. 이 기후 변화 시기와 맞물려 기존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였던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류(carcharodontosaurids)가 멸종했고, 공룡 생태계의 포식자 지위가 비게 되었다.

 

 

 

백악기 말기 북반구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류(예: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하드로사우르스류, 케라톱스류 조반류 공룡이 주요 육상 생물군을 이루고 있었다.

[사진=Pedro Salas and Sergey Krasovskiy]

 

 

그 공백을 새로운 육식 공룡들이 채우기 시작했다. 티라노사우루스류와 메가랩터(Megaraptor)는 이 시기부터 빠르게 몸집을 키웠고, 각각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생태계의 최상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 두 그룹은 유전적으로는 거리가 있었지만, 진화 양상은 놀라울 만큼 유사했다. 연구진은 공통된 환경 압력에 따른 수렴 진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두 그룹 모두 깃털이나 준온혈성 대사 구조를 지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이 같은 생리적 특성은 기온이 낮아지는 환경에서도 일정한 체온과 활발한 활동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줬고, 결과적으로 생존과 확산에서 경쟁 공룡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공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백악기 열극대 직후의 환경을 재현한 장면으로, 당시의 온난한 기후와 울창한 식생, 대형 초식 공룡의 생태를 묘사하고 있다. 약 9,200만 년 전 이 시기에는 기존의 거대 포식자인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류가 멸종하고, 그 자리를 티라노사우루스류가 대체하게 된다. T. rex의 직계 조상은 이 시기를 전후해 아시아에서 북미로 이주했으며, 이후 냉각되는 기후 속에서 대형 포식자로 진화하게 된다. [사진=Science Wave]

 

 

메가랩터, 아시아에서 시작된 전 세계 포식자

메가랩터는 티라노사우루스류와는 다른 계통의 육식 공룡으로, 길쭉한 두개골과 강한 앞발, 30cm 넘는 발톱을 지녔다. 턱의 힘보다 팔다리를 활용해 사냥하는 방식에 특화됐으며, 민첩하고 유연한 몸을 통해 독자적인 포식 전략을 형성했다.

연구팀은 메가랩터가 약 1억 2천만 년 전 아시아에서 기원해 유럽을 거쳐 곤드와나 대륙—현재의 남미, 아프리카, 남극, 호주—까지 확산했다고 분석했다. 유럽과 아프리카에서는 관련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모델은 이 지역에서도 이들이 생존했을 가능성을 지지한다.

 

 

 

메가랩터는 티라노사우루스류와는 다른 계통으로, 앞발과 발톱을 주로 써 사냥한 날렵한 포식자다. 약 1억 2천만 년 전 아시아에서 기원해 곤드와나로 확산했으며, 일부 지역에선 화석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T. rex는 북미에서, 메가랩터는 남반구에서 각각 다른 방식으로 진화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대형 포식자로 자리잡았다. [사진=Science Wave]

 

 

지역에 따라 먹잇감과 환경도 달랐다. 북미의 티라노사우루스는 트리케라톱스나 에드몬토사우루스처럼 큰 초식 공룡을 강한 턱으로 제압했다면, 메가랩터는 파타고니아나 호주에서 소형 용각류를 빠른 기동성과 발톱으로 추적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연구는 두 계통이 서로 다른 대륙과 생태 조건 속에서 독립적으로 대형 포식자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환경은 달랐지만, 냉각되는 기후와 포식자 교체라는 공통된 압력이 비슷한 진화 방향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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