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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공식품에 절여진 몸? 혈액 검사로 알 수 있다

과학 상식

초가공식품에 절여진 몸? 혈액 검사로 알 수 있다

sciencewave 2025. 5. 27. 11:18
 

세상을 보는 과학의 눈 - Science W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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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아침 시리얼 한 그릇, 에어 프라이어에 돌리기만 하면 되는 냉동피자, 각성을 위한 에너지 드링크. 줄 설 필요 없는 패스트푸드와 스트레스 해소를 명목으로 먹어 치우는 편의점 간식들. 초가공식품은 즉각적인 도파민을 채우는 가장 손쉬운 선택지다. 조리도 고민도 필요도 없다.

감칠맛과 중독성을 지닌 이 음식들은 우리 식탁 깊숙이 자리 잡았다. 실제 만성질환의 실질적 위험요소로 주목받고 있지만 우리가 그것을 얼마나 많이 먹고 있는지, 실제 몸에 얼마나 쌓였는지는 파악이 어려웠다. 그런데, 최근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연구팀이 혈액과 소변 속 특정 분자를 분석해 개인의 초가공식품 섭취량을 추정하는 생체지표를 개발했다. 해당 연구는 PLOS Medicine 5월호에 발표됐다.

 

 

 

초가공식품 섭취를 생체지표로 추적하려는 연구와 함께, 국제사회는 섭취 저감을 위한 지침과 규제 마련에 나서고 있다.

 

 

초가공식품 섭취를 수치로 ‘읽는다’

기존의 식이조사 방식은 주로 설문에 의존한다. 사람들에게 지난 식사를 떠올리게 하고 이를 기록하게 하는 방식이지만, 기억 오류나 고의적 왜곡 등으로 데이터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NCI의 에리카 로프트필드 박사는 “보다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측정 도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AARP 회원 1,000여 명의 혈액·소변 샘플과 연간 식이기록을 분석했다. 이 중 700명 이상이 생체시료를 제공했으며, 참가자들은 평소와 다름없는 식사를 이어갔다. 분석 결과, 수백 개의 대사산물(신체 대사과정에서 생성된 분자)이 초가공식품에서 얻는 에너지 비율과 일관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총 28개의 혈액 지표, 최대 33개의 소변 지표를 조합해 초가공식품 섭취량을 예측하는 점수 체계를 개발했다. 특히 두 종류의 아미노산과 한 가지 탄수화물은 100회 반복 실험 중 60회 이상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하나는 제2형 당뇨병과의 잠재적 연관성도 보였다.

 

 

 

최근 개발된 생체지표 기반 접근법은 혈액과 소변 내 대사산물을 통해 개인의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을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이는 기존 자가 보고 방식의 불완전함을 보완하는 도구로, 향후 대규모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질병 연관성 연구에 적용 가능성이 높다.

 

 

몸속 분자로 드러난 초가공식품의 흔적

연구팀은 개발한 생체 점수의 신뢰도를 검증하기 위해, 2019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진행된 급식 기반 무작위 교차 실험 데이터를 활용했다. 실험에는 성인 20명이 참여했으며, 각 참가자는 2주간 초가공식품 식단, 2주간 비가공식품 식단을 교차로 섭취했다. 두 식단은 열량, 단백질, 지방, 당, 섬유질 등 주요 영양소 구성이 동일하게 맞춰졌고, 참가자들은 제공된 식사를 자유롭게 섭취했다.

이 실험의 목적은 식단의 영양 성분이 아닌 ‘가공도’ 차이에 따라 신체 내 대사산물 구성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대사산물 기반 점수는 참가자가 초가공식품 식단을 섭취했는지 여부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해냈다. 동일한 사람의 경우에도 식단의 가공 수준에 따라 혈액과 소변 속 대사산물 패턴이 일관되게 달라졌으며, 이 차이는 점수로 명확히 구분됐다.

 

이는 해당 점수가 단순한 식단 선호 경향이 아닌, 실제 생리적 반응의 차이를 포착할 수 있는 생물학적 측정 도구로 기능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즉, 자가 보고나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도 초가공식품 섭취 여부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이러한 지표는 향후 대규모 코호트나 임상 연구에서 섭취량과 질병 발생 간의 정량적 연관성을 분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초가공식품 유해성, 축적되는 연구 자료

초가공식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국내외 다수의 연구를 통해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2024년 《BMJ》에 발표된 메타분석은 초가공식품 섭취가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우울증, 불안, 수면 장애 등 다양한 질환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보고했다. 특히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많을수록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약 50% 증가하고, 우울증과 불안 위험도 각각 53%, 48%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은 초가공식품이 조기 사망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분석했으며, 섭취 비율이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 늘어날 때마다 조기 사망 위험이 3% 증가했다. 이로 인한 연간 조기 사망자는 미국 내에서 약 1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초가공식품 섭취는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우울증, 불안, 수면 장애 등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확인되고 있다. 2023년 사례-대조군 연구에서는 단맛이 강한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한 아동이 그렇지 않은 아동에 비해 ADHD 발생 위험이 최대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 분석에 따르면,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높은 성인 여성은 우울증 유병률이 1.5배 높았다. 이들 연구는 연령, 소득, 교육 수준 등 혼란 변수를 통제한 이후에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유지했다.

이처럼 초가공식품 섭취가 다양한 질환 위험과 통계적으로 연관된다는 연구는 반복되고 있다. 이에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기 위한 국제적 대응도 구체화되고 있다. 2025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초가공식품 섭취와 비만,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비감염성 질환(NCD) 사이의 관련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섭취 지침을 개발하기 위한 전문가 모집에 착수했다. 이는 각국 정부가 식품정책과 영양 가이드를 보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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