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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이 35°C 이하로 떨어지는 순간,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온혈동물이지만, 얼음처럼 차가운 환경에서도 끄떡없는 사람들이 있다. 북극의 이누이트, 시베리아의 야쿠트족, 히말라야의 셰르파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극한의 추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 비밀은 유전자와 생리학, 그리고 문화적 적응의 조합에 있다.
추위에 강한 사람들의 비밀은?
지구 상에서 가장 추운 지역 중 하나인 시베리아. 야쿠트족은 겨울철 기온이 -50°C까지 떨어지는 환경에서 수 세기 동안 살아왔다. 이들의 생존 비밀은 단순히 유전적 특성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환경에 대한 철저한 적응과 세대에 걸친 경험적 지식의 축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누이트와 야쿠트족은 극저온 환경에서 독특한 유전자 변이를 통해 체온 조절 능력을 발달시켰다. 특히 TRPM8 유전자 변이는 추위에 대한 신체적 반응을 조절해 혈관 수축을 빠르게 유도하며 열 손실을 최소화한다. 또한, 갈색 지방이 활발히 작용해 열 생산을 돕는다.
야쿠트족은 지방층이 두꺼운 신체적 특징을 지니며, 짧은 팔다리는 열 보존을 극대화하는 구조적 이점을 제공한다. 반면, 히말라야의 셰르파는 해발 4,000m 이상의 저산소 환경에 적응하며 헤모글로빈 농도를 극대화하고 혈관 네트워크를 발달시켜 산소 전달 효율을 높였다.
이들의 생리적 특성만큼 중요한 것이 식습관이다. 이누이트는 해양 포유류에서 추출한 고농도의 지방을 섭취해 신체 에너지를 저장하며, 야쿠트족은 말고기와 유제품처럼 고열량 식품에 의존한다. 셰르파의 식단은 고산지대 특유의 자원인 야크 버터와 감자, 곡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극한의 등반 환경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한다.
문화적 지혜도 생존의 열쇠다. 이누이트는 순록 가죽과 모피를 이용한 방한 의복을 통해 보온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했고, 야쿠트족은 순록 가죽으로 만들어진 신발과 의복으로 체온 손실을 막는다. 셰르파는 야크 울로 만든 전통 의복과 다층 구조의 방한 기술을 활용한다. 여기에 협동 중심의 생활방식이 더해져, 극한의 자연 조건에서도 자원을 공유하고 생존 전략을 개선해왔다.
추위는 어떻게 신체를 변화시킬까?
추위는 신체를 생존 모드로 전환시킨다.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 몸은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지속적인 노출은 신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도 한다.
먼저, 추위가 닥치면 신체는 가장 중요한 장기를 보호하기 위해 피부의 혈관을 급격히 수축시킨다. 이는 혈액을 심장, 폐, 뇌와 같은 중심부로 몰아주지만, 손이나 발 같은 말단 부위는 차갑게 굳어버린다. 혈관이 수축하면 열 손실은 줄어들지만, 장시간 노출되면 동상과 같은 손상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 추위가 지속되면 근육이 떨림 반응을 시작한다.
이 무의식적인 근육 운동은 열을 만들어내는 빠른 방법으로, 마치 엔진을 빠르게 회전시켜 에너지를 태우는 것과 같다. 그러나 떨림 반응은 에너지를 급격히 소모하므로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는 없다.
더 흥미로운 점은, 우리 몸에 숨어 있는 갈색 지방(brown fat)의 역할이다. 이 조직은 흔히 생각하는 백색 지방과는 완전히 다르다. 갈색 지방은 열을 생성하는데 특화되어 있으며, 추위에 노출될수록 활성화된다. 특히 성인에게는 드물지만, 반복적인 추위 노출은 갈색 지방의 활동을 증가시켜 체온 조절에 기여한다.
장기적으로, 신체는 추위에 적응하기 위해 대사 속도를 높인다. 기초 대사율이 증가하면 음식에서 얻은 에너지를 더 빠르게 연소시켜 지속적으로 열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반복적인 노출로 인해 혈관 반응이 개선되어 말단 부위로 혈액이 흐르는 양이 유지되면서 동상에 대한 저항력도 높아질 수 있다.
추위를 이기는 문화적 적응
추위에 강한 유전자가 있긴 하지만 이것으로만 설명되지는 않는다. 북극의 이누이트나 북유럽의 사미족은 방한복과 생활 습관으로도 추위에 대처한다. 모피나 가죽으로 만든 전통 의상은 외부의 찬 공기를 막아주며, 안쪽 층은 체온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또한, 북유럽과 러시아의 겨울 수영 애호가들은 얼음물에 뛰어드는 특별한 문화적 관습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반복적인 추위 노출은 신체를 더욱 단련시켜,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고 체온 조절 능력을 강화한다. 추위에 강한 사람들의 비밀이 과학적으로 밝혀지면서, 우리 모두가 추위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와 핀란드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낮은 온도에 노출되도록 훈련하며, 이는 추위 내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극한 추위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들
실제로 극한 추위에서 살아남은 사례들은 인간 생존 본능의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기록에 따르면 스웨덴의 안나 바게놀은 얼음물에 80분간 갇혀 체온이 13.7°C까지 떨어졌지만 구조와 체온 복구로 살아났고, 알래스카 비행기 추락 사고 생존자들은 -30°C 환경에서 3주간 피난처를 만들고 자원을 활용해 버텼다.
남극 탐험대는 약 1년 7개월 동안 팀워크와 리더십으로 극복했고, 히말라야에서 다리가 부러진 조 심슨은 정신력으로 4일간 기어서 생존했다. 이들의 공통된 교훈은 체온 유지, 자원 활용, 피난처 확보, 그리고 생존 의지가 극한 상황에서의 생명을 지킨다는 점이다.
우리 몸에 숨겨진 적응의 과학은, 인간이 지구의 가장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추위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인간이 자연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조화를 이루며 적응해온 결과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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