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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포일로 싼 음식을 전자렌지(마이크로오븐)에 넣고 스위치를 누르면,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지지직거리는 폭음이 나면서 마이크로오븐 안이 흰 불꽃으로 가득해진다. 처음 당하는 사람은 놀라 급하게 취소 버턴을 누를 것이다. 만일 바로 정지시키지 않는다면 내부에 생겨난 고열의 플라즈마(plasma) 때문에 내부 벽이 녹게 되고, 마이크로파 발생 장치인 매그너트론(magnetron)까지 고장이 날 것이다.
그러므로 가정에서 이런 실험을 해보아서는 안 된다. 2019년에 전자렌지 속에서 이루어진 다음에 소개하는 플라즈머 발생 실험이 인터넷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이후, 비슷한 실험을 해보다가 전자렌지를 못쓰게 만든 예가 매우 많다고 한다.
포도알로 만드는 플라즈마
2019년 4월, 캐나다 콘코디아 대학의 물리학자 팀은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라는 과학저널에 흥미로운 실험을 소개했다. 그들은 포도알 1개를 칼로중간을 자른 것을 유리접시에 놓고, 절단면이 위를 향하도록 하여 둘을 나란히 붙인 상태로 놓았다. 그리고 그 위를 투명한 유리컵으로 덮었다. 이렇게 준비한 접시를 렌지에 넣고 시작 버튼을 누르자, 즉시 두 포도알 접점에 불꽃이 튀면서 유리컵 안이 밝은 섬광으로 가득하면서 지지직거리는 폭음이 났다.
접촉한 포도 사이에 플라즈마가 발생하여 번개처럼 섬광이 번쩍인다. 포도는 90% 이상이 수분이다. 전자렌지의 매그너트론에서는 2,450MHz의 마이크로웨이브(microwave 단파)가 발생한다. 이 파장의 전자기파는 물(및 지방질, 당분)의 분자를 밀고 당기고 흔드는 공진동(共振動 resonator) 현상을 일으켜(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화시켜) 단시간에 높은 열이 발생하도록 한다. 이것은 전자렌지 속의 음식(물)이 빨리 뜨거워지는 이유이다. 포도알만 아니라 물에 불린 콩을 서로 붙여두고 실험해도 플라즈마가 발생한다.
이 실험을 한 과학자들의 설명에 의하면, 포도알 속으로 들어간 마이크로파는 반쪽 포도의 내부에서 앞뒤로 반사를 거듭하는 동안에 공진동을 하여 포도의 중심부에 큰 에너지를 저장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 포도즙 속의 무기물 분자들이 전자기파의 작용으로 강력한 자기장을 형성한다. 자기장은 염분의 분자를 이온화시켜 전자를 대량 만들게 되고, 이렇게 생성된 이온과 전자가 포도의 접촉 부분에서 탈출하면서 플라즈마의 섬광을 만든다.
전자렌지에서 방사되는 주파수의 전자기파는 포도만 아니라 물에 불린 콩, 포도와 토마토, 99.9%가 수분인 하이드로젤 구슬, 심지어 나노입자에 쏘아도 플라즈마를 만든다. 소리는 갑자기 높아진 고열에 의해 내부에서 팽창 현상이 일어나면서 발생한 것이고, 밝은 불꽃은 큰 에너지를 가진 고온의 플라즈마에서 나오는 것이다.
<참고문헌>
Journal: H.K. Khattak, P. Bianucci and A.D. Slepkov. Linking plasma formation in grapes to microwave resonances of aqueous dimer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Vol. 116, March 5, 2019,
물, 기름, 설탕과 같은 당분이 2,45GHz의 전자기파를 받으면, 이를 흡수하여 분자가 크게 진동하게 되고, 그 진동이 열에너지로 바뀌어 단시간에 뜨거워진다. 그러나 같은 파장의 전자기파이지만 플라스틱이나 쇠붙이, 나무, 유리 등에 대해서는 이런 작용을 하지 않는 흥미로운 성질이 있다. 그래서 음식을 담은 유리 용기는 뜨겁지 않다. 만일 그릇이 뜨겁다면, 음식의 열이 유리 용기에 전도된 것이다.
렌지 내부는 금속으로 되어 있으며, 그 벽면은 전자기파를 거울처럼 반사한다. 그러므로 음식을 금속 냄비에 담아 전자렌지에 넣는다면 냄비가 전자기파를 반사해버려 음식이 잘 요리되지 않는다.
그러나 얇고 조그마한 금속 조각, 특히 알루미늄 포일을 오븐에 넣는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렌지 속의 전자기파는 호일에 전자기장을 형성하여 내부에 전류가 흐르도록 하여 순식간에 뜨거워지면서 불꽃을 일으킨다. 특히 알루미늄 호일이 구겨져 있으면, 뾰족한 부분이나 가장자리를 통해 전류가 밖으로 흘러나가게 되고, 그 자리의 온도가 고온이 되므로 알루미늄이 녹아 플라즈마가 되면서 섬광이 발생한다. 만일 섬광의 뜨거운 열이 함께 넣은 종이에 전달되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상태가 심하다면 소화기가 필요할 것이다.
마이크로오븐에서 통닭을 데우려고 할 때, 알루미늄 호일로 싸서 넣는다면, 포일의 가장자리가 오븐의 벽으로부터 3cm 이상 떨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위험이 따르므로 알루미늄 호일을 렌지에 넣는 일을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부득이 한 경우라면, 렌지를 지켜보다가 섬광이 나면 곧 중단 버을 누르고 호일을 꺼내도록 한다.
플라즈마란?
플라즈는 ‘이온화된 기체’라고 흔히 말한다. 기체의 원자나 분자에 높은 에너지를 공급해주면, 원자(분자)로부터 전자가 떨어져 나와 별도로 존재하게 된다. 이런 전자를 자유전자라 부른다.
기체 상태의 물질은 원자(또는 분자)의 전자가 원자와 결합된 상태에 있다. 그러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게 되면 원자의 전자가 결합되지 않고 이온 상태로 되고, 전자는 자유전자 상태로 있게 된다. 이런 물질의 상태를 플라즈마라고 말하며, 플래즈머는 고체, 액체, 기체라는 물질의 3태 외에 제4의 형태로 취급한다.
직접 경험하는 중요한 플라즈마
1. 번개는 고압의 정전기에 의해 고온이 된 공기 분자들이 플라즈마 상태가 되어 빛을 내는 것이다.
2. 극지방 하늘에 나타나는 극광(오로라)은 대기 상층부의 기체 분자들이 우주에서 오는 강력한 방사선에 의해 플라즈마가 된 것이다
3. 네온사인과 형광등은 내부의 수은 증기 또는 네온 분자가 플라즈마화 되어 자외선을 내게 되고, 그 지외선이 형광물질을 자극하여 빛이 나도록 한다.
4. 태양에서 방사되는 태양풍은 수소 이온과 자유전자의 플라즈마이다.
5. 전기용접 때 생겨나는 섬광은 고열에 녹은 금속의 플라즈마에서 방사되는 것이다.
6. 대기층 상부에 있는 이온층 역시 플라즈마이다. 이온층은 방송국 또는 통신장치에서 나오는 전자기파를 반사해주어 멀리까지 전파되도록 해준다.
생고구마를 알루미늄 포일로 싸서 렌지 속에서 가열하면, 몇 초도 지나지 않아 폭음이 연달아 발생하고 내부가 하얀 불꽃으로 가득해진다. 조작하던 사람은 놀라 황급히 취소 버턴을 누를 것이다.
마이크로오븐 속의 플래즈머 불꽃은 나무나 석탄이 타는 일반 불꽃이 아니므로, 연소를 위한 산소도 필요치 않고 연기도 발생하지 않는다. 플라즈마는 고열 상태에 있으므로 렌지 내부를 녹이거나 매그너트론을 고장낸다.
매그너트론이 파손되는 이유는 아직 모른다고 한다. 왜 고온이 되면 플라즈마가 생기는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물리화학적인 설명은 복잡한 전자기 이론이 나오므로 전문적이다. 플라즈마에 대한 플라즈마 물리학과 플라즈마 화학은 매우 복잡하다. 오늘날 인공적으로 플라즈마를 만드는 기술이 여러 산업에서 응용되고 있다. 전기용접, 반도체 생산 공정, 플라즈마 스프레이, 금속 절단, 우주로켓 엔진, 핵융합원자로의 고온 생성 방법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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