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류, 원숭이, 유인원,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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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 원숭이, 유인원, 인간

영장류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고 한다. 엄지손가락으로 다른 손가락을 마주하게 할 수 있다는 점, 큰 뇌를 가진 점, 엄지발톱이 평평한 점, 보통 한 번에 한 마리의 새끼를 배는 점, 수컷의 고환이 흔들린다는 점이다. 영장류는 원숭이, 유인원 및 인간으로 진화되었는데, 원숭이와 유인원의 결정적인 차이는 꼬리의 존재다. 꼬리가 있다면 원숭이, 꼬리가 없다면 유인원으로 분류한다. 오늘날 고생물학자들은 사람 속(hominine)과 원숭이(ape)의 차이는 직립보행을 하느냐의 여부라는데 의견이 일치한다.479

 

안경원숭이, 일본원숭이 등은 유인원과는 다르며 원숭이이다. 오랑우탄, 고릴라, 침팬지, 보노보 및 인간은 같은 조상을 공유한 사람과(Hominidae)이다. 사람과의 동물에는 오랑우탄 2종, 고릴라 2종, 침팬지 1종, 보노보 1종, 인간 1종 등 총 7종이 속해 있다. 이들의 차이는 인간이 보기에는 커 보이지만, 서양 사람들이 한국인과 중국인을 구분 못하는 것처럼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원숭이의 손. 인간과 비슷하며 손가락 다섯 개로 물건을 집을 수 있다.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과 소형 유인원인 긴팔원숭이는 유인원이다. 이들 가운데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과 긴팔원숭이의 순으로 사람에 가깝다. 사람과는 원숭이와 달리 꼬리가 없고, 손가락과 발가락이 다섯 개이며, 직립보행이 가능하고, 고도의 사회생활을 하고, 권력관계가 있고, 도구를 만들어 사용한다. 물론 도구의 질은 달라 침팬지는 나뭇가지를 이용해 흰개미를 잡지만, 인간은 우주선을 우주로 보낸다.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을 야생에서 연구하여 이들의 생활을 밝힌 사람은 인류학자 루이스 리키의 제자들인 세 명의 젊은 과학자이다. 제인 구달이 침팬지, 다이앤 포시가 고릴라, 비루테 갈디카스가 오랑우탄과 교감하며 각각 『인간의 그늘에서』, 『안개 속의 고릴라』, 『에덴의 벌거숭이들』을 출판했고, 세 권 모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침팬지가 인간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내고 1775년에 침팬지라 이름을 붙여 처음에는 호모 속에 인간과 함께 분류하였지만 1816년에 침팬지를 독자적인 속으로 분류했다.

 

 

남자와 여자의 유전적 차이는 1% 정도인데 인간과 침팬지는 1.3%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자매의 유전자는 99.95% 합치한다. 인간과 침팬지의 DNA는 아주 유사해서 98.7% 동일하다. 그리고 외관상 인간과는 상당히 멀리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생쥐도 97.5%의 합치율을 보인다. 이는 우리 모두가 같은 조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레드 다이아몬드는『왜 인간의 조상이 침팬지인가』에서 외계인 과학자가 있다면 우리를 보노보에 이어 제3자의 침팬지 종으로 분류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침팬지와 1.6% 정도 유전자가 다른 제3의 침팬지가 인간으로 진화했다고 주장한다.

 

 

제인 구달(Jane Goodall)

 

 

1960년대부터 침팬지를 연구한 제인 구달은 침팬지가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가 2%도 차이나지 않지만, 그 작은 차이가 인간을 다른 영장류와 다른 삶을 살게 했다. 언어와 상징을 사용하고 복잡다단한 사회를 구성할 수 있는 것도 이 작은 차이가 낳은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침팬지의 조상으로부터 기원한 것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2006년 한·일 국제공동연구팀이 침팬지의 성(性) 염색체 해독에 성공해 인간의 Y염색체가 침팬지의 Y염색체와 달리 면역 관련 유전자 ‘CD24L4’를 추가로 갖고 있음을 밝혔다. 면역과 관련된 부분을 중심으로 진화가 이루어졌다는 가설을 입증하는 것이다. 2004년에도 침팬지의 22번과 인간의 21번의 유전자가 거의 같았지만, 면역 부분에서만 달랐다.

 

오랑우탄은 인간을 제외하곤 아시아에 사는 유일한 대형영장류로 주로 채식을 하며 가족 중심 공동체 생활을 한다. 고등 영장류 중 인간이 물론 가장 지적인 존재이다. 다음으로 흔히 침팬지가 지적인 존재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7년 하버드대학교 심리학자인 제임스 리의 연구에 의하면 오랑우탄이 침팬지나 고릴라보다 더 지적인 동물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침팬지가 지적능력에서 인간과 가장 가깝다는 통념을 깨는 주장이며, 오랑우탄과 인간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밀접하게 얽혀있을 가능성을 시사해준다. 분자생물학에 의한 연구는 침팬지가 인간과 더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지만 오랑우탄과 침팬지는 모두 인간 DNA의 약 96%를 갖고 있다.

 

보노보는 DNA가 인간과 1.3% 정도 밖에 차이 나지 않아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 중 하나이다. 보노보의 뇌는 공감을 관장하는 부위가 더 발달해 있어 상대방의 고통을 잘 감지하고, 침팬지에 비해 뇌의 편도체 사이 연결이 두터운 편이어서 충동을 잘 자제할 수 있다. 보노보는 ‘에로 원숭이’로 불리며 친근함을 표현하기 위하여 성기를 서로 비비고, 사람처럼 마주보고 섹스를 하며, 사람처럼 온갖 체위로 섹스를 하고, ‘깊은’ 키스도 하고, 동성 간 섹스도 흔하며 일부일처제가 없어 새끼는 아버지가 누군지 모른다. 암컷이 먹이를 가진 수컷과 성관계를 한 후 먹이를 나눠먹는 ‘성매매’도 일어난다. 보노보 사이에서도 권력이 존재하는데, 주로 암컷이 지배하고 새끼를 낳은 암컷이 서열이 높지만 엄격하지는 않으며 폭력적인 권력 다툼은 드물다. 갈등은 ‘섹스’를 해서 해결하며 동성끼리도 마찬가지여서 양성애가 일반적이고 이성애는 소수이다. 반면 침팬지는 갈등을 폭력으로 해결한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의 하나인 보노보

 

2015년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크루즈의 애드리엔 질만(Adrienne Zihlman) 교수팀은 보노보과 인간의 주검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보노보는 체내 지방이 매우 적고, 상체 무게는 더 많이 나갔고, 다리 근육은 적었으며, 피부 조직은 더 두꺼웠다. 초기 인류는 직립보행을 하면서부터 더 많은 다리 근육과 지방이 필요했고, 수렵채집을 하면서 먹을 것이 부족한 시기를 대비해 지방을 저장해 놓아야만 했고, 여자는 아이에게 젖을 먹이기 위해 지방을 더 많이 저장해 놓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인간의 경우 체지방은 여자는 36%, 남자는 20%이고, 보노보의 경우 암컷은 4%, 수컷은 거의 0%에 가까웠다. 인간의 얇은 피부는 나무에서 지상으로 내려온 초기 인류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분비하도록 진화하면서 변화한 것이라고 추정한다.

 

침팬지와 보노보는 사회성이 강한 동물로 높은 지능을 가지고 가족중심 공동체를 구성한다. 침팬지는 원숭이 골을 먹고, 집단 간에 전쟁을 하고, 영아를 살해하는 것이 인간과 닮았다. 보노보는 수컷에 의한 지배가 없고 집단 간 전쟁을 하지 않고 타협하고 갈등이 있을 때 섹스로 풀며 동성애도 일반적이다. 인간은 침팬지와 보노보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대체 인간과 오랑오탄, 침팬지, 고릴라, 보노보는 어떤 관계일까. 정말 궁금하다.

 

참고문헌

479) David Christian, Maps of Time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2011): p. 154.

480) 데틀레프 칸텐, 토마스 다이히만, 틸로 슈팔, 인성기 번역, 지식 (경기: 이끌리오, 2005)

481) 데틀레프 칸텐, 토마스 다이히만, 틸로 슈팔, 인성기 번역, 지식 (경기: 이끌리오, 2005): p. 79.

482) 데틀레프 칸텐, 토마스 다이히만, 틸로 슈팔, 인성기 번역, 지식 (경기: 이끌리오, 2005): p. 67.

483) 데틀레프 칸텐, 토마스 다이히만, 틸로 슈팔, 인성기 번역, 지식 (경기: 이끌리오, 2005): p. 208.

484) 데틀레프 칸텐, 토마스 다이히만, 틸로 슈팔, 인성기 번역, 지식 (경기: 이끌리오, 2005): p. 67.

 

 

 

[성의 과학사전] 여성생식기(질구膣口, vag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