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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물이 생산하는 강력한 접착제

과학 상식

동식물이 생산하는 강력한 접착제

sciencewave 2025. 3. 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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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개비가 바위에 붙이는 초강력 접착제

물건과 물건을 서로 단단히 붙여 두는 물질을 풀(paste) 또는 접착제(adhesives)라 한다. 선조들은 밀가루로 만든 전분(澱粉)풀과 동물의 가죽을 진하게 고아 만든 아교(阿膠 glue) 등을 대표적인 자연 접착제로 사용했다. 밀가루풀은 전분 분자가 열에 의해 분해되면서 생겨난 덱스트린(당분의 일종)이 접착제 역할을 하고, 아교는 가죽에 포함된 젤라틴(단백질 성분)이 접착 작용을 한다.

많은 식물은(특히 소나무 잣나무 같은 목본식물)은 수액(樹液) 속에 강력한 접착제 성분(레진 resin이라 부름)을 담고 있다. 점액질(粘液質)인 레진에는 터핀(terpene)이라 불리는 온갖 유기물과 방향물질(芳香物質) 등이 포함되어 있다. 레진은 줄기가 상처를 입었을 때 분비되며, 부상(負傷)을 당한 부위를 덮어 곤충이나 미생물의 침입으로부터 조직을 보호해주는 작용을 한다. 레진이 건조하여 굳어지면 호박(amber)이 된다.

 

 

 

 

 

각종 나무의 줄기에서 흘러내리는 레진(수액)은 접착제 성질이 있다. 발삼(balsam)이라는 이름을 가진 접착제는 발삼나무의 수액을 정제한 것이다. 사진은 송진이다.

 

 

수많은 종류의 화학 접착제

오늘날엔 수천 종의 다양한 화학 접착제(chemical bond)가 개발되어 있다. 벽지를 바르는 풀을 비롯하여 때때로 사회적 말썽이 되는 본드, 책을 제본(製本)할 때 쓰는 접착제(핫멜트), 목공용(木工用) 풀, 유명한 3M사의 각종 접착제, 종이로 된 포스트잇, 스카치테이프, 의료용 반창고, 실수로 손가락이 들러붙어 쩔쩔 매도록 하는 순간접착제, 합판 또는 톱밥을 붙이는 접착제 등은 모두 화학 접착제들이다.

 

역사적으로 인류가 활용한 가장 오래된 접착물은 이탈리아에서 발견된 20만 년 전의 돌에서 발견된 것이다. 그 돌덩이는 자작나무 수피에서 흘러나오는 레진으로 접착된 것이었다. 남아프리카의 시부두에서는 70,000년 전에 접착해놓은 돌이 발견되었는데, 이것은 고무질 수액에 붉은 황토를 섞은 것이었다. 고무에 황토(산화철 성분)를 혼합하면 고무 성분이 분해되지 않아 오래도록 떨어지지 않는다.

옛사람들은 조각품이나 건축물의 표면에 금박(金箔)을 붙일 때 계란의 흰자(단백질 성분 중 알부민)를 이용했으며, 로마시대에는 화산재나 모래를 석회와 혼합한 시멘트를 벽에 발라 신전(神殿)과 원형경기장을 건설했다.

 

화학접착제가 상품으로 나오기 시작한 때는 1700년대 초부터였다. 그때의 접착제는 물고기나 포유동물의 뼈, 발굽, 젖 따위를 끓여서 만든 단백질이 주성분인 풀(casein glue)이다. 1867년부터 우표 뒷면에 바르도록 생산한 풀은 전분을 효소로 변화시킨 덱스트린(dextrin)이었다.

 

타이어 제조에 사용하는 ‘강화 고무’를 발명한 미국의 화학자 굿이어(Charles Goodyear 1800-1860)는 1839년에 고무와 황(黃)을 혼합하여 강력한 고무질 접착제를 발명하여 특허를 얻었다. 그 후 화학이 발전하면서 플라스틱을 비롯하여 다양한 화학접착제가 연달아 상품화되었다.

접착제 생산은 거대한 화학공업이다. 더 단단히 붙고, 단시간에 건조되어 결합하고, 화학물질이나 열 또는 물리적 충격에 잘 견디며, 접착면이 잘 드러나지 않는 값싼 접착제 개발이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벽이나 창문 틈새를 메우는데 사용하는 반투명한 ‘핫멜트’(hot-melt)라 불리는 접착제(ethylene-vinyl acetate)는 섭씨 65-180도로 온도를 높이면 액체상태가 되었다가 식으면 단단하게 굳어 접착작용과 동시에 내부를 보호해준다.

 

 

 

 

핫멜트를 녹여 편리하게 쓰도록 만든 도구를 글루건(glue gun)이라 한다. 핫멜트는 제본(製本) 접착제로도 사용한다. 독일 접착제협회는 독일에서만 2010년 한 해 동안 820,000톤의 화학접착제를 생산했다고 발표했다.

 

바위에 몸을 붙이고 사는 바다동물의 접착제

화학접착제는 석유화학에서 나오는 물질을 원료로 생산한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접착제는 보잘것없는 바다의 동물인 따개비, 굴, 홍합 등이 자신의 몸을 바위에 붙일 때 분비하고 있다.

거센 파도가 밀어닥치는 해변 바위 표면에는 따개비(barnacle), 홍합, 굴 따위가 빈틈없이 다닥다닥 붙어산다. 그 중에서도 따개비는 조그마한 흰색의 분화구가 수없이 붙어 있는 모습으로 붙어 있다. 일반인들은 따개비를 조개나 소라 또는 굴의 사촌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오히려 새우나 게에 가깝다.

 

 

바위나 고래 피부 등에 붙어 자라는 따개비는 살아있는 동안에는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따개비는 전 세계에 1,000종 가까이 살고 있다. 이들은 크기와 모양과 색채가 가지가지이다. 또 종류에 따라 살아가는 장소와 생활습성도 다르다. 어른이 된 따개비는 모두 탄산칼슘으로 된 집을 지어 그 속에 산다. 그러나 처음에는 알(卵)로 태어나고, 그 알에서 깨어나면 조그마한 벌레 모습이 된다. 이 때의 애벌레는 자기보다 더 작은 단세포 식물이나 동물(플랑크톤)을 잡아먹으며 자란다.

 

 

따개비가 입구를 열고 촉수를 내밀어 플랑크톤을 사냥하고 있다. (동영상 위키피디어에서)

 

 

얼마 후 애벌레의 몸뚱이 둘레에 타원형 껍질이 생겨나면, 그때부터 애벌레는 먹지도 않고 어딘가 붙어서 살아갈 장소를 찾는다. 바위도 좋고, 큰 군함의 뱃바닥이나 고래의 등이라도 좋다. 껍질을 가지게 된 애벌레는 촉수를 내밀어 자기 몸을 붙여둘만한 물체를 찾는다. 물에 떠다니는 빈병이나 나무 조각, 거북의 등딱지 등 아무 데라도 좋다.

어딘가 자리를 잡으면 이번에는 몸에서 분비한 접착제로 물체에 단단히 붙는다. 그때부터 따개비는 몸 둘레에 탄산칼슘 집을 끊임없이 증축한다. 이때 따개비는(조개 껍데기도 동일) 해수 속의 칼슘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탄산칼슘을 만들어 그토록 멋지고 아름다운 껍데기를 정교한 모양으로 증축해가는 것이다. 그들은 탄산칼슘 벽돌(분자)을 그들만의 접착제로 정교하게 붙여간다. 패각류(조개, 소라, 따개비, 굴, 산호 등)의 건축 기술은 그 자체부터 생체모방공학의 연구 대상이다.

 

 

 

 

따개비와 삿갓조개가 이웃하여 자라고 있다. 패각류들이 진화시킨 탄산칼슘 합성, 접착제 생산 및 건축기술은 참으로 신비하다. 그들이 건축한 껍데기 모습은 어떤 건축가나 예술가의 작품보다 정교하고 아름답다.

따개비는 파도가 아무리 강하게 들이쳐도 떨어지는 일이 없다. 이것은 따개비가 살아남는 데 필요한 능력이다. 만일 바위에 붙어 있지 못하면 파도에 밀려 바닷가 모래 언덕 위로 내던져질 것이다.

선박의 밑바닥에 따개비가 가득 붙으면 귀찮은 존재가 된다. 왜냐하면 그들 때문에 마찰이 심하여 선박이 빨리 항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선박은 가끔 따개비를 긁어내어 뱃바닥을 매끄럽게 해주고 있다. 따개비가 붙지 못하도록 독성이 있는 페인트를 칠해 두기도 하지만 따개비에게는 큰 효과가 없다.

뱃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긁어내는 사람들은 따개비를 ‘귀찮은 생물’이라고 불평을 하지만, 어부들은 따개비에 도리어 감사해야 한다. 왜냐하면 따개비는 물고기와 다른 바다동물의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따개비의 애벌레는 작은 물고기들과 기타 바다동물의 중요한 식량이다. 그리고 성게와 게, 바닷새 등은 따개비 뚜껑을 깨거나 열어 속살을 먹고 산다. 또 큰 따개비 종류는 사람이 식용한다. 그 맛은 게와 새우 중간에 속한다.

 

과학자들은 따개비를 대단히 중요한 생물의 하나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따개비가 가진 접착제의 신비를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따개비의 접착물질은 바위, 나무, 쇠 어디든, 또한 젖어 있든 말라 있든 관계없이 들러붙는다. 뿐만 아니라 열대지방 바위이든, 북극 바다이든 차고 뜨거운 온도에도 관계없이 잘 붙는다.

 

 

'따개비 접착제'의 용도

이렇게 강력한 접착제를 개발한다면 수만 개의 나사못을 사용하지 않아도 비행기를 튼튼하게 조립할 수 있을지 모른다. 더구나 한번 붙은 따개비의 접착제는 어떤 화학약품을 발라도 약해지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들이 쓰는 강력 접착제들은 물 또는 휘발유, 벤젠 따위를 적셔주면 떨어지게 되지만, 따개비의 풀은 같은 처리를 해도 접착력이 약해지지 않는다.

 

 

 

 

열대지방에 사는 게코(gecho)라 불리는 도마뱀 종류는 발바닥을 벽이나 천정에 붙이고 이동할 수 있다. 이런 게코로부터 ‘스파이더맨’이 발상되었다. 독일 키엘 대학 동물연구소의 키지칸 (Emre Kizikan) 팀은 게코의 발바닥에 작용하는 접착 물질(azobenzene film)과 원리를 연구하고 있다. 이 물질을 20cm2 정도만 바르면 어른 한 사람이 벽에 붙어 있을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이 연구가 성공하면 스파이더맨이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생물공정연구센터에서는 이러한 해중생물의 접착제를 생명공학적 방법으로 생산하는 연구를 진척시키고 있다 한다. 이 연구소에서는 따개비가 가진 접착제 성분인 ‘폴리페놀릭’(단백질 성분)을 분비하는 유전자를 미생물(대장균)에 넣어주어, 이 미생물을 탱크에서 대량 배양하여 상당량의 접착제를 얻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는 머지않아 패각류(貝殼類)의 초강력 접착제를 실용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따개비와 같은 접착제를 화학적으로 대량생산하게 되면 쇠와 쇠, 벽돌과 쇠, 벽돌과 바위 등 상대가 무엇이든 단단하게 붙일 것이며, 물속이든 불속이든 어디서나 붙여놓기만 하면 떨어질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따개비와 같은 강력 접착제를 생산하는 생물에는 굴과 조개 등도 있다.

 

 

조개 패각근의 초강력 접착제

조개(이매패 二枚貝)의 경우, 두 장의 껍데기를 여닫는 작용을 하는 ‘패각근’(貝殼筋)이라 부르는 조직이 매우 신비하다. 패각근은 껍데기를 여닫는 근육이다. 이 근육은 칼로 베어내지 않는 한 접착 부분이 분리되지 않는다. 조개껍데기를 관찰해본 사람은 이를 알고 있을 것이다.

 

 

 

 

조개의 패각근은 칼로 잘라야만 떨어진다. 힘에 의해 근육은 끊어지더라도패각근과 껍데기가 접착한 부분은 떨어지지 않는다.

조개의 패각근이나 따개비가 분비하는 접착제(단백질의 일종)를 인공적으로 합성한다면 의사는 수술용 실과 바늘을 사용하지 않고 상처부위를 서로 붙일 때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접착제는 지극히 미세한 혈관, 신경, 바스러진 뼈 조각을 연결하는데도 편리할 것이다.

또한 물속일지라도 순간에 결합되는 접착물질은 수중 건축과 선박 등의 건조에 이용될 것이다. 한편으로 초강력 접착제는 3D 반도체를 생산하는데도 이용될 전망이다. 대자연의 생물들이 긴 진화의 시간 속에 개발한 신비스런 접착제는 중요한 생물모방공학의 연구 대상이다. - YS

 

 

 

 

 

홍합이 엄청난 접착력을 가진 접착제로 바위에 붙어 있다. 아무리 거센 파도라도 홍합을 바위에서 떨어지게 하지 못한다. 떨어진다면 바위가 일부 파손된 것이다. 접착제는 액체 상태여야 하고, 두 면을 접합한 뒤에는 건조되어 물리 화학적 외력에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접착이 되는 이유는 원자 또는 분자 사이에 화학적 또는 정전기적 결합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접착 현상과 관련된 물리화학적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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