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관의 화학작용을 밝힌 '뷰먼트의 실험'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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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관의 화학작용을 밝힌

‘뷰먼트(Beaumont)의 실험’

 

  

우리는 위장에서는 어떤 소화액이 나와 어떤 음식을 어떻게 분해시키는지 그 소화작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다. 그러나 200년 전까지만 해도 소화기관에서 일어나는 화학변화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고 있었다. 200여년 전의 미국은 1776년에 13개 주로 독립을 했으나 영국과의 관계가 순탄하지 않다가, 1812년에는 미국이 영국에 선전포고를 하여 1815년까지 승패 없는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윌리엄 뷰먼트(William Beaumont 1785-1853)는 이 전쟁에 미국군 군의관으로 참전한 의사였다. 1882년에 뷰먼트는 폐와 복부에 총상을 입은 19세 된 알렉시스 세인트 마틴(Alexis St Martin)이라는 청년을 치료하게 되었다. 뷰먼트는 마틴의 상처가 너무 심하여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건강한 마틴은 죽지 않고 살아났다. 그러나 마틴의 복부에 뚫린 총상은 외부와 위장으로 통하는 구멍을 남긴 상태로 아물어버렸다. 이런 구멍을 의학 용어로는 누공(漏孔 fistula)이라 한다. 뷰먼트는 금속 조각으로 그 누공을 일단 막아주었다.

 

마틴은 복부에 구멍이 뚫린 상태로 뷰먼트가 개업한 병원에서 1825년부터 잡역부로 근무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뷰먼트는 마틴의 양해를 얻어 그를 ‘걸어다니는 소화기관 실험실’로 이용하게 되었다. 뷰먼트는 각종 음식물 조각을 명주실에 묶은 후, 그것을 누공 속으로 밀어 넣고 일정 시간 후 그 음식이 어떻게 소화되었는지 끄집어내어 조사를 했다. 또한 마틴의 위장에서 소화액을 뽑아내어 검사하는 실험도 했으며, 감정변화에 따라 소화 기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뷰먼트는 이런 식으로 8년 동안 여러 가지 위장 기능을 조사했고, 그 결과들을 논문으로 발표했다.

 

“소화액은 화학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염산이다. 소화란 화학변화의 과정이다.”

 

뷰먼트는 마틴의 누공을 이용하여 행한 실험 결과를 종합하여 1833년에 <소화액에 대한 실험 관찰과 소화의 생리>라는 훌륭한 책을 펴냈다. 뷰먼트는 이러한 연구로 의학 역사상 매우 유명한 의사로 알려지게 되었다. 한편 실험 대상이 되었던 마틴은 결혼도 하고, 4자녀의 아버지가 되었으며 1880년까지 생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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