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인의 특별한 락타아제 유전자, 네안데르탈인의 유산?

Home -

 

 

동아시아인은 유당불내증 비율이 높아 우유를 마시면 속이 불편한 사람이 많다. 하지만 모든 동아시아인이 그런 것은 아니다. 약 4명 중 1명은 서양인처럼 유당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 능력은 수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과의 교배를 통해 유전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

​

최근 연구에 따르면, 동아시아인의 일부가 특정 락타아제(lactase)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유당을 소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면역 체계와도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네안데르탈인은 우유를 소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락타아제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 의문을 낳고 있다. 그렇다면, 네안데르탈인은 왜 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었을까?

​

네안데르탈인의 락타아제 유전자, 동아시아인의 25%가 보유

중국과학원 대학, 중산 병원,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동아시아인의 약 25%가 가진 락타아제 유전자가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게재됐다.

​

연구팀은 아프리카, 동아시아, 유럽 혈통을 가진 수천 명의 유전체를 비교하고, 이를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와 대조하는 방식으로 분석했다.

 

 

 

동아시아인과 유럽인 사이의 2q21.3 유전자좌에서의 유전적 차이. 유럽과 동아시아에서는 서로 다른 락타아제 유전자 변이(rs4988235, rs4988245)가 발견되었다. 유럽인은 낙농 문화의 영향을 받아 우유를 소화할 수 있도록 rs4988235 변이를 가지게 되었지만, 동아시아에서는 낙농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rs4988245 변이가 유지됐다. [자료=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2025). DOI: 10.1073/pnas.2404393122]

​

 

유럽 혈통을 가진 사람들은 우유 속의 락토스(유당)를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 락타아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반면 동아시아인은 유당불내증(lactose intolerance)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그러나 연구팀은 일부 동아시아인들에게서 유럽인이나 아프리카인들에게는 없는 독특한 락타아제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다. 연구 결과, 동아시아인의 약 25%가 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는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물려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가 언제부터 존재했는지 추적했다.

​

분석 결과, 인류가 가축을 기르고 우유를 마시기 훨씬 이전부터 이 유전자가 존재했다는 점이 밝혀졌다. 즉, 이 유전자는 우유 소비와 무관하게 유지되었으며, 자연선택이 아니라 네안데르탈인과의 교배를 통해 전달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동아시아인의 약 25%가 보유한 특정 락타아제 유전자가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유래했다는 결과. 직접적인 유전적 계승의 증거인지, 우연한 수렴진화(convergent evolution)인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

 

락타아제 유전자, 단순한 소화 효소가 아니다 – 감염 방어 기능 가능성

연구팀은 락타아제 유전자가 단순히 유당을 분해하는 역할을 넘어, 감염 방어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

네안데르탈인은 가축을 키우거나 우유를 마신 흔적이 없다. 그럼에도 이 유전자를 보유했다는 것은, 락타아제 유전자가 단순한 소화 효소가 아니라 면역 체계와 관련된 기능을 수행했을 가능성을 짐작하게 한다.

​

연구진은 이 유전자가 장내 미생물 환경을 조절하거나, 특정 감염성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만약 이 가설이 맞다면, 락타아제 유전자는 단순히 식습관 변화로 선택된 것이 아니라, 인류가 감염병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적응한 결과일 수 있다.

 

 

손발톱 같이 깎았는데···손톱만 벌써 자란 이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