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세베키드 화석 발견, ‘섬엔 대형 포식자 없다’ 통설 뒤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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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상에서 활동하던 고대 민첩형 파충류 세베키드
• 카리브해 섬 생태계에 대형 포식자 존재 입증
• 카리브 고생물학의 시간적 공백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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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육상 포식자는 섬 생태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고생물학에서 오랜 시간 받아들여져 온 전제였다. 바다로 고립된 섬에는 큰 몸집의 육상 동물이 진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발견된 고대 파충류 세베키드의 화석은 이 통념에 균열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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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베키드는 공룡 멸종 이후 남아메리카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한 육상 파충류다. 몸길이 6미터에 달하는 종도 있었고, 긴 다리와 강한 턱, 고기를 찢는 톱니 모양의 이빨로 빠르게 달리며 사냥하는 육식 동물이었다. 지금까지 이들은 대륙 생태계에만 존재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이빨과 척추뼈 화석이 함께 발견되면서 카리브해 섬에도 대형 육상 포식자가 살았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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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석 발견은 생물지리학의 오랜 전제, 즉 고립된 섬 생태계에는 대형 포식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통설을 흔드는 결정적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이 지역은 그동안 소형 파충류, 조류, 악어류 등이 포식자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대형 육상 포식자의 존재는 생태계 구조에 대한 근본적 재해석을 요구한다.

 

 

 

세베키드는 그레이하운드를 닮은 날렵한 체형을 지닌 육상 악어류로, 일부 종은 몸길이 6미터에 달했다. 직립에 가까운 자세로 걸으며 활동했으며, 마이오세 시기 멸종하기 전까지 육상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했다.

[사진=Jorge Machuky]

 

 

세베키드 화석, 섬 생태계의 대형 포식자 존재 입증

세베키드는 일반적인 현대 악어와 달리 육상에서 활동하며 살아갔던 파충류다. 물속이 아닌 땅 위에서 네 다리로 달리며 먹이를 쫓았고, 골편으로 된 피부 장갑까지 갖춘 전형적인 지상형 포식자였다. 이들은 노토수키아라는 고대 파충류 계통의 마지막 생존 그룹으로, 공룡 멸종 후에도 남아메리카에서 약 1100만 년 전까지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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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카리브해 섬들에서는 비슷한 시기의 이빨 화석이 쿠바와 푸에르토리코 등에서 산발적으로 발견된 바 있으나, 해당 종을 특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했다. 그러나 이번 도미니카공화국 화석은 척추뼈와 함께 발견되었고, 해부학적 특징이 명확히 확인되면서 세베키드로 확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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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석은 도로 공사 중 드러난 지층에서 지역 연구자들이 신속하게 대응해 확보한 것이다. 해당 현장을 조사한 연구진은 이 화석이 단지 한 종의 기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카리브해 고생물학의 전반적인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연구팀은 이 지역에서 모사사우루스, 고대 땅늘보, 원시 설치류 등 다양한 고생물 화석도 연이어 발굴 중이며, 카리브 섬 생태계의 장기적 진화 과정을 복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세베키드는 공룡 멸종 이후 남아메리카에서 지상 생태계를 지배한, 긴 다리와 톱니형 이빨로 빠르게 사냥하던 육상형 대형 포식 파충류다. [사진=Science Wave]

 

 

GAAR란디아 가설과 생물지리학 모델 재검토

이번 발견은 약 3300만 년 전 남아메리카와 카리브해를 일시적으로 연결했을 가능성이 있는 육상 이동 경로, 즉 GAAR란디아(GAARlandia) 가설을 지지하는 물증으로도 해석된다. 이 가설은 대륙판 융기로 인해 일시적으로 형성된 섬 사슬이나 육지 다리를 통해 육상 동물들이 본토에서 섬으로 이동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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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베키드가 이 경로를 따라 카리브 섬 생태계에 정착했다면, 고립 생태계는 단순한 포식자 공백지대가 아닌 복합적 생물 상호작용의 현장일 수 있다. 이번 사례는 기존 섬 생물 분포 모델이 대형 육상 동물의 진입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생물지리학 모델 수정과 함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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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게재되었으며, 고생물학과 섬 생태계 연구 모두에서 이중의 의의를 지닌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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