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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냥이', 오렌지 컬러 고양이는···X 염색체 돌연변이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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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냥이', 오렌지 컬러 고양이는···X 염색체 돌연변이 때문

sciencewave 2025. 5. 22. 11:38
 

세상을 보는 과학의 눈 - Science W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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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줄무늬 고양이, 일명 '치즈냥이'는 한국에서도 유난히 사랑받는 색상의 반려묘다. 그런데 이 노란 털을 가진 고양이들은 대부분 수컷이고, 같은 종이라도 암컷은 희귀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반면, 주황색과 검정색이 뒤섞인 삼색 고양이는 대부분 암컷이다.

이런 색 분포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고양이의 성별과 관련된 유전자 때문이라는 주장이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특히 X 염색체에 관련 유전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돼 왔지만, 그 실체는 수십 년간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일본 큐슈대학 연구팀은 이 현상의 유전적 원인을 밝혀냈다. 고양이의 털색 중 '오렌지 색(orange coat coloration, 또는 pheomelanin-based yellowish-red pigmentation)' 표현형을 일으키는 핵심 유전자가 X 염색체상의 ARHGAP36이라는 것이다. 이 유전자에 발생한 특정 결실(deletion) 돌연변이가 고양이 털의 색소 분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왼쪽의 삼색이 고양이와 오른쪽의 토터셸 고양이는 X 염색체 비활성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피부 세포마다 주황색 또는 검정색 유전자 중 하나가 활성화되면서 주황색과 검정색 무늬가 나타난다.

[사진=Hiroyuki Sasaki/Kyushu University]

 

 

X 염색체 ARHGAP36 유전자의 결실 돌연변이

연구팀은 노란 털을 가진 수컷 고양이 10마리와 일반 털색 고양이 8마리의 유전체를 비교했고, 모든 노란 고양이에게서 공통된 유전자 결실이 나타났다. 이 결과는 국제 고양이 유전체 데이터베이스와 추가로 확보한 49마리 샘플에서도 일관되게 확인됐으며,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구진도 독립적으로 동일한 결론을 도출했다.

이 결실은 단백질을 직접 만드는 부위가 아니라,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비암호화 영역에 위치한다. ARHGAP36 단백질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이 돌연변이는 해당 유전자의 발현을 평소보다 높이는 효과를 나타낸다. 연구팀은 이 차이가 털색을 결정짓는 열쇠라고 본다.

 

실제로 삼색 고양이의 피부 조직을 분석한 결과, 노란색(오렌지) 털이 난 부위에서는 ARHGAP36 유전자 발현이 높았고, 검정색 부위에서는 낮았다. 발현이 높아지면 어두운 색소인 유멜라닌(eumelanin) 생성이 억제되고, 대신 밝은 색소인 페오멜라닌(pheomelanin)이 증가해 노란색 계열의 털색이 형성된다. 반면 ARHGAP36 발현이 낮은 부위에서는 유멜라닌이 활성화돼 검정색 털이 나타난다.

 

 

 

큐슈대 유전학자 히로유키 사사키 교수는 오렌지 털 유전자를 찾는 연구 과정에서 보호소의 삼색 고양이와 교감을 나누고 있다.

[사진=Hiroyuki Sasaki/Kyushu University]

 

 

암컷 고양이는 X 염색체를 두 개 가지고 있으며, 발생 초기 각 세포에서 이 중 하나가 무작위로 비활성화된다. 이로 인해 동일한 개체 내에서도 어떤 부위는 결실 돌연변이가 있는 X 염색체가, 다른 부위는 정상 X 염색체가 작동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노란색과 검정색 털이 섞여 있는 얼룩 무늬, 즉 삼색이 패턴이 형성된다.

이 현상은 유전학 교과서에서도 X 염색체 비활성화의 대표 사례로 소개돼 왔지만, 그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RHGAP36 유전자 결실에 따른 색소 유전자 조절 메커니즘을 시각화한 이미지. 암컷 고양이는 X 염색체 중 하나가 무작위로 비활성화되며, 결실 돌연변이가 있는 활성 X 염색체가 작동하는 부위에서는 페오멜라닌이 증가해 주황색 털이 나타난다. 반대로 결실이 없는 영역에서는 유멜라닌 생성이 유지돼 검정색 털이 형성된다.

[이미지 제공: Hiroyuki Sasaki/Kyushu University, Current Biology]

 

 

인간 유전자 연구로의 확장 가능성

ARHGAP36 유전자는 고양이뿐 아니라 인간과 다른 포유류에도 존재하며, 피부, 뇌, 내분비기관 등 다양한 조직에서 발현된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가 피부색 변화, 탈모, 피부암과 같은 인간의 피부 관련 질환과도 연관될 수 있다고 보고, 그 생리적 역할을 규명하는 후속 실험을 준비 중이다.

또한 이 돌연변이가 언제, 어디서 처음 발생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고대 이집트 고양이 미라의 DNA를 분석하거나 고대 회화 자료를 통한 색채 재구성 작업도 검토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을 계기로, ARHGAP36 유전자가 포유류의 색소 조절 기전에 어떤 보편적 역할을 하는지 폭넓게 탐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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