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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문자의 사용과 인류 문명

과학 상식

언어와 문자의 사용과 인류 문명

sciencewave 2025. 2. 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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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기시대 수렵·채집기의 인구는 몇 백 만에 불과했을 것이다. 기원전 1만 년경 농경문화의 확산과 더불어 인구가 크게 증가했고 문화도 세분화되었다. 마침내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문자가 발명되었고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인류 최초의 ‘고등’ 문화가 싹트기 시작했다. 역사시대가 시작된 것이다.688 문자는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기준점이다.

 

인류의 역사는 문자의 사용을 기준으로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로 나뉜다. 고대 수메르의 쐐기문자가 새겨진 점토판이 발견되기 전까지 역사는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를 기준으로 기원전 3천 년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1928년 이라크의 이난나(고대 수메르의 사랑과 전쟁의 여신) 신전 터에서 점토판이 발견되었다. 이 점토판에는 인류가 만들어낸 최초의 문자인 쐐기문자가 있음이 판명됐고, 인류의 역사는 기원전 33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됐다. 쐐기문자는 1500여 년간 지속적으로 쓰였고 고대 오리엔트 역사를 기록하는 대표적인 문자이다.

 

 

 

수메르어와 아카드어(수메르 북부 고대 아카드 제국에서 쓰던 언어)가 동시 기록된 최초의 석판. 위쪽의 열은 수메르어이고 아래쪽의 열은 그것의 아카드어 번역이다.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있다. 출처: Wikipedia

인간이 문자를 사용한 것은 수천 년이 되었지만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인도 안다만 제도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언어의 하나인 보어(語)를 말할 수 있는 마지막 주민이 2010년 세상을 떠났다. 안다만 주민들이 사용하는 언어들은 아프리카에 기원을 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일부는 7만 년이나 됐을 가능성이 있다. 안다만 제도에서 사용되는 언어들은 신석기 이전으로까지 기원을 찾을 수 있는 마지막 언어들일 수 있다. 오늘날 언어학자들은 인간의 언어가 10만 년 전 내지 5만 년 전에 기원했다고 보고 있다. 언어는 인류 문명을 가능케 한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인간이 말을 하려면 해부학적으로 목의 후강이 내려앉아야 하고 뇌의 발달이 요구된다. 약 30만 년 전쯤 호모 종이 진화되면서 후강이 내려앉은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뇌의 발달을 감안하면 언어는 30만 년 전보다 훨씬 이후의 시기로 보인다.

 

언어는 진화를 통한 언어 유전자가 필요했다. 진화론적인 유전학에 의하면 인간과 동물의 언어 사용은 언어 유전인자(Foxp2)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호모 종은 기원전 약 10만 년경에 언어 유전인자가 진화과정에서 자라고 있었다. 1990년 과학자들은 언어 장애가 있는 가계(家系)를 연구하여 2001년에 언어 유전자(Foxp2)를 찾아냈다. 이 유전자는 진화 과정에서 돌연변이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인류가 가진 형태의 언어유전자로의 변형은 기원전 20만 년경에서 기원전 12만 년경 사이에 서서히 출발하여 기원전 약 1만 년경 내지 2만 년경에 완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진화과정에서 언어 유전자가 나타나 언어 능력이 발생한 원인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명이 있다. 영장류의 공동체 생활인 ‘털 고르기’가 언어로 바뀌었다는 학설이 그 중 하나이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데이비드 버스 교수는 언어는 개체 간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수단이며, 침팬지가 서로 털을 골라주는 행위에서 언어의 기원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02년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연구진은 포유동물도 갖고 있는 언어 유전자(Foxp2)에 중요한 변화가 발생해 인간 고유의 언어 구사 능력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포유동물도 비슷한 언어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나 인간과 다른 동물의 언어 구사 능력의 차이는 그 유전자의 일부 변이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모두 715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이 유전자는 쥐와 비교해 아미노산 3개, 침팬지와 비교해 아미노산 2개만 다르다.689 이런 미세한 차이는 단백질의 모양을 변화시켜 얼굴과 목, 음성 기관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뇌의 일부분을 훨씬 복잡하게 형성하고, 이에 따라 언어 능력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아직 이 언어 유전자의 정확한 역할을 밝힌 것은 아니며 이 유전자 외에도 언어 구사에는 다른 여러 유전자들이 관련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한편 이 유전자에 문제가 있는 경우 발음이 새고 언어의 문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간의 언어유전자는 인지 능력과도 관련이 있다. 2014년 언어 학습과 관련된 인간 뇌 유전자의 핵심 부분을 쥐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인간의 뇌 유전자를 이식받은 쥐들은 일반 쥐들보다 미로 안에서 식품을 찾아내는 새로운 방법들을 훨씬 빨리 터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09년 진행된 연구에서 언어 학습과 관련된 인간 뇌의 언어 유전자를 수백 마리의 쥐에게 이식시킨 결과, 쥐들의 뉴런이 보다 복잡하게 전개되고 더 효율적인 뇌 회로를 갖추게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인간의 언어 유전자를 쥐에 주입하면 뇌의 신경회로가 바뀌고 ‘찍찍’거리는 소리도 바뀐다. 서로 다른 종들 간의 유전자 이식이 인지력 등 뇌의 학습 속도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언어 유전자 같은 개별 유전자가 진화 과정에서 인간 뇌의 독특한 능력을 갖추는데 상당한 기능을 한 것을 보여준다. 인간의 언어와 관련된 언어 유전자가 기억에 관여함으로써 인지 능력의 유동성을 키워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 인간의 정신 능력이 이렇게 생물학적으로 설명되는 것을 보면 놀랍다.

 

 

 

인간의 FOXP2 유전자를 이식한 쥐 '라마(Rama)'의 모습. 라마는 야생쥐들보다 미로를 빨리 탐험했다고 한다. 출처: iflscience.com

 

우리 인간이 즐기는 음악도 언어와 관련이 있다. 진화론에서는 음악을 언어의 부산물로 보고 있다. 또한 영국의 고고학자인 스티븐 미슨은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에서 인류 최초의 언어는 음악에 가까웠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의 언어가 처음에는 몸짓, 단어, 리듬이 분절되지 않고 이런 요소들이 뭉친 ‘음악’과 같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찰스 다윈도 처음부터 인간에게 ‘고등’ 언어가 존재했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다윈의 책 『인간의 유래』에서 원시 언어는 음악과 비슷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참고문헌

688) 한스 큉, 서명옥 번역, 한스 큉, 과학을 말하다 (경북: 분도출판사, 2011): p. 229 편집.

689) 처음에는 “모두 715개의 분자로 구성된 언어유전자가 쥐와는 3개, 침팬지와는 2개만 분자 구조가 다르다.”고 썼었다. 그러나 이글에 대하여 이 메일로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일하 교수님이 다음과 같이 지적을 해주셨다. “쉽지는 않겠지만 FOXP2 유전자를 설명할 때 아미노산 2개가 다르다는 표현을 직접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분자라는 표현은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를 방해하는 것 같네요. 아미노산이라고 쓰면 설명이 필요해지게 될텐데 주석을 달아서 ‘유전자의 산물인 단백질은 20종의 아미노산이 사슬로 연결된 생체내 거대분자이며 FOXP2는 715개의 아미노산 사슬로 이루어진 단백질로 쥐의 경우 3개의 아미노산이 침팬지의 경우 2개의 아미노산이 인간과 다르다’는 식으로 설명하면 어떨까 합니다. 전체 글에 양념을 보태 풍성하게 만드는 작업도 필요해 보입니다. 물론 draft일 테니 내용을 좀 더 다듬겠지요!” 이일하 교수님의 지적에 따라 잘못된 이해를 교정할 수 있었지만 양념을 보태는 일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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