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는 과학의 눈 - Science Wave
사이언스 웨이브(Science Wave)는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최신 과학뉴스와 쉽고 재미있는 과학상식을 전달합니다.
sciencewave.kr
절벽도, 철탑도 아닌… 하늘 위 열기구 두 개 사이를 걷는다면? 프랑스의 하이라이너 줄리앙 루(Julien Roux)는 이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는 2024년 11월, 스위스 프리부르 상공에서 해발 4,255m 지점에 설치된 하이라인을 안전장치 없이 건너 세계 최고 고도 기록을 세웠다. 줄 아래는 구름, 위는 단 2cm 폭의 밧줄. 그는 오직 균형감각 하나로 이 공중을 가로질렀다.
이전 최고 고도 하이라인 기록은 2021년, 브라질의 라파엘 브리디(Raphael Bridi)가 세운 해발 1,901m였다. 줄리앙 루는 이보다 2배 이상 높은 고도에서 도전을 감행했고, 폭 2cm, 길이 19m(62ft)의 줄을 밟아가며 줄 중간 지점에 도달한 뒤 낙하산을 펴고 착지했다.
당시 상공은 섭씨 영하 14도, 바람이 거세고 산소 농도는 지상의 약 60%에 불과했다.
극한 생리·기후 조건 속 도전
4,000m를 넘는 고도에서는 심박수, 근육 반응, 감각 계통 모두가 둔화된다. 특히 하이라이닝은 고유수용감각, 전정기관, 시각이 모두 민감하게 작동해야 가능한 운동이다. 루는 별도의 산소 마스크 없이 이 줄 위를 걸었고, 이는 단순한 곡예를 넘어서 생리학적 도전이라 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도 난이도는 높다. 두 열기구는 바람과 기압 변화에 따라 상호 위치가 미세하게 흔들리며, 이 변동을 고려해 하이라인을 고정하고 장력을 유지해야 한다. 루는 이를 위해 드론 기술을 활용해 줄을 설치하고 전체 과정을 안정적으로 준비했다.
줄리앙 루가 해발 4,255m 상공에서 폭 2cm의 하이라인을 건너는 모습. 아래로는 열기구, 위로는 구름이 펼쳐진다. [사진=rouxjulien.com]
줄리앙 루가 두 열기구 사이에 설치된 폭 2cm, 길이 19m(62피트)의 하이라인을 건넜다. [사진=rouxjulien.com]
밧줄 위에 선 이유: 재활에서 기록으로
줄리앙 루는 18세 때 프리스타일 스키 사고로 큰 부상을 입고 재활치료 중 슬랙라이닝(slacklining)을 처음 접했다. 무릎, 허리 회복뿐 아니라 균형감각을 되찾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는 곧 이 운동에 몰입하게 됐고, 고소공포증이 있었음에도 점점 더 높은 줄로 나아갔다.
하이라이닝은 루에게 운동을 넘은 자기 탐색의 과정이었다. 공포를 인지하고 조절하는 훈련, 반복되는 신체 감각의 리셋, 그리고 주변 환경과의 조화가 모두 필요했다.
루는 고공에서 열기구 사이에 하이라인을 설치하는 작업이 악천후 속에서 매우 힘든 일이었다고 언급했다. [사진=rouxjulien.com]
줄리앙 루는 이번 도전이 단순한 ‘기록 경신’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새로운 형식과 환경에서 하이라이닝이 어디까지 가능할지를 계속 실험할 예정이다. 기후, 고도, 줄 길이, 설치 방식 등 다양한 변수 속에서 도전이 이어질 것이다. 이번 기록은 시작점일 뿐이며, 하이라이닝의 물리적 한계를 확장하는 작업은 계속될 것이다.
희토류 원소(희유원소)는 왜 귀중한 물질인가?
세상을 보는 과학의 눈 - Science Wave사이언스 웨이브(Science Wave)는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최신 과학뉴스와 쉽고 재미있는 과학상식을 전달합니다.sciencewave.kr 희토류 원소에 대한 뉴스
sciencewave.tistory.com
'최신 과학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르카이옵테릭스 시카고 표본, 160년 만에 비행 조류 구조 확인 (0) | 2025.06.09 |
---|---|
바다 위 달리고 뜨고 누빈다…올인원 전동 수상 모듈 ‘Propel’ 공개 (5) | 2025.06.09 |
희토류 원소(희유원소)는 왜 귀중한 물질인가? (3) | 2025.06.09 |
올여름 홍수 위험지도 공개…AI가 콕 집어냈다 (1) | 2025.06.05 |
호모 에렉투스 흔적 해저 발견, 인류 진화 실마리 찾다 (3) | 2025.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