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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탄소가 풍부한 소행성으로 가득하다. 이른바 '탄소질 소행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흔한 소행성 유형 중 하나다. 이들은 물, 유기물, 아미노산 같은 생명과 관련된 성분을 품고 있어 과학자들이 특히 주목하는 대상이다. 그런데 정작 지구에서 실제로 발견되는 탄소질 운석은 전체의 5%도 채 되지 않는다.
이유는 무엇일까? 프랑스 파리천문대와 호주 커틴대학교 연구팀은 이 차이가 소행성 자체의 분포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지구에서 관측 가능한 운석이 어떤 방식으로 '걸러지는가'에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른바 '관측 편향(observational bias)'의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태양과 대기의 필터, 관측을 왜곡하다
연구진은 전 세계 19개 화구(fireball) 관측 네트워크가 수집한 7,982건의 운석 낙하와 540건의 잠재적 낙하 사례를 분석했다. 그 결과, 탄소질 운석은 지구 대기권에 진입할 때 다른 운석에 비해 훨씬 쉽게 부서지고 타버린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기에 태양의 영향도 크다. 많은 소행성은 궤도상 태양 가까이를 지나는데, 이때 반복적인 열 스트레스를 받으며 내부 구조가 약해진다.
이중으로 약해진 탄소질 소행성은 지구 대기를 통과하기도 전에 파편으로 흩어지거나 완전히 소실된다. 결국 지구에서 발견되는 운석은 태양과 대기의 필터를 모두 통과한 '생존자'에 불과하다. 이처럼 물리적 조건이 먼저 작용해 관측 가능한 표본 자체를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관측 편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튀르키예 사리치첵에 떨어진 탄소질 운석. 지상까지 도달한 드문 사례로, 실제로는 우주에 흔하지만 대부분 대기권에서 파괴된다. [사진=NASA]
반복되는 관측 편향, 과학을 속이다
관측 편향은 이 사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외계행성 탐사에서는 크고 항성에 가까운 행성이 관측되기 쉬워, 실제보다 '핫 주피터' 같은 거대 행성이 더 많은 것처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암흑물질 탐색에서도, 현재의 실험 장비는 특정 질량 범위의 입자에만 민감해 다양한 후보들을 검증하지 못한다.
생명체 탐색 역시 지구 생물학 기준에 따라 탐사 범위가 제한되기 때문에, 전혀 다른 형태의 생명은 간과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례들은 모두 '보이는 것만 보고 전체를 판단할 때 생기는 과학의 오류'를 보여준다.
탄소질 운석은 생명의 재료를 품고 있는 만큼, 그 분포를 잘못 해석하면 생명 기원에 대한 이해 역시 왜곡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소행성 탐사, 충돌 위험 평가, 생명 관련 이론 정립에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보이는 것만 분석하는 한, 보이지 않는 것이 결정적일지도 모른다.
관측 편향이 만든 착시···탄소질 운석의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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