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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헬멧 씌워 재난 현장 투입?···미로 탈출률 94% 실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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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헬멧 씌워 재난 현장 투입?···미로 탈출률 94% 실험 결과

sciencewave 2025. 5. 27. 13:37
 

세상을 보는 과학의 눈 - Science W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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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사카대, ‘UV 사이보그 곤충’ 실험 성공…감각 자극으로 조종 가능

건물 잔해 사이,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틈. 드론도 닿지 못하는 곳. 공간을 누비는 의외의 탐색자가 있다. 등에 센서 백팩을 짊어지고, 머리에 자외선(UV) 라이트가 달린 미니 헬멧까지 쓴 바퀴벌레다. 일본 오사카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이 시스템은 살아 있는 곤충의 감각 반응을 이용해 방향을 조종할 수 있는 방식이다.

외과적 수술이나 전극 삽입 없이, 곤충이 자외선을 피하려는 본능만으로 움직임을 유도한다.

핵심은 간단하다. 조종이 가능해졌다는 것보다, 어디서 쓸 수 있느냐다. 무너진 건물 속 구조 작업, 사람이 접근하면 교란이 우려되는 생태 조사, 정밀한 이동이 필요한 감시 정찰까지. 이 작은 곤충 하나가 정보 수집 장비 역할을 하며 사람과 기계를 대신할 수 있다.

실험실 안에서 기발함으로 끝나던 사이보그 곤충은 이제 현장 투입을 논의할 수 있는 기술로 올라섰다. 생각보다 조용하고, 꽤 유능한 지원자가 등장한 셈이다.

바퀴벌레, 강제 제어 아닌 감각 자극 유도

곤충을 조종하려는 시도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 문제는 방법이었다. 기존에는 곤충의 신경이나 근육에 전극을 삽입해 전기 자극을 줬다.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었지만, 곤충에 손상을 주고 시간이 지나면 자극에 익숙해져 반응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UV 헬멧을 착용한 사이보그 바퀴벌레의 모습. 각 구성 요소가 라벨링되어 있으며, 헬멧, 센서 백팩, 배터리 등 시스템 전체가 시각적으로 표시되어 있다. [사진=Chowdhury Mohammad Masum Refat]

 

 

오사카대 연구팀은 전혀 다른 접근을 했다. 곤충의 뇌를 건드리지 않고, 감각만 자극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바퀴벌레가 자외선을 피하려는 행동이다. 연구진은 자외선을 한쪽 눈에 비추면 반대 방향으로 도망치는 반응을 이용해 좌우 이동을 유도했다.

조종 방식은 간단하다. 헬멧의 UV 라이트를 어느 쪽 눈에 비추느냐에 따라 바퀴벌레의 방향이 정해진다. 등에 달린 센서는 바퀴벌레가 멈췄을 때만 라이트를 작동시켜 배터리를 아끼고 불필요한 자극도 줄인다.

 

 

 

자외선 헬멧과 센서 백팩, 배터리 팩이 장착된 바퀴벌레. 모든 장비가 곤충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을 만큼 작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사진=Chowdhury Mohammad Masum Refat]

 

 

실험 결과는 수치로 입증됐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의 성능을 미로 실험으로 검증했다. 헬멧과 백팩을 장착한 바퀴벌레는 150회 중 94퍼센트가 미로를 성공적으로 탈출했다. 반면 일반 바퀴벌레는 단 24퍼센트만 탈출에 성공했다.

전기 자극 방식은 생물학적 적응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반응이 감소하는 문제가 있지만, 이번처럼 감각 자극 기반 방식은 반응이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생명체의 감각을 건드리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하다는 뜻이다.

재난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 생존자 탐색 도울까

이 기술은 ‘벌레 조종하기’가 아니다. 실제 재난 구조 작업에 투입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지진이나 건물 붕괴 현장에서는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구조물 속에 이 바퀴벌레를 투입해 가스 누출이나 생존자 유무를 탐지할 수 있다. 여기에 온도 센서나 소형 카메라를 장착하면 탐색 능력은 더 올라간다.

또한 정밀 기기 투입이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는 보호구역, 습지 등에서는 이 기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바퀴벌레는 작고 조용하며 복잡한 구조물도 통과할 수 있어 로봇보다 유리한 점이 많다.

 

 

 

사이보그 바퀴벌레의 제어 원리를 실험 중인 연구 환경. 자외선 빛을 이용해 곤충을 비침습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기술적 조건을 보여준다. [사진=Chowdhury Mohammad Masum Refat]

 

군사나 감시 정찰 등 민감한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있다. 물론 상용화되기 위해선 윤리적, 기술적 검토가 더 필요하다.

이번 실험은 생물을 직접 조작하지 않고, 본능을 활용해 행동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생체공학이 기존 로봇 기술이 미치지 못했던 영역까지 확장되는 흐름이다.

사이보그 곤충 기술, 실험을 넘어 실용화 단계로

곤충을 제어하는 기술은 이미 일부 분야에서 실용화된 사례가 있다. 2013년에는 미국 스타트업 Backyard Brains가 바퀴벌레의 더듬이에 전극을 부착해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는 ‘RoboRoach’를 출시하며, 세계 최초로 일반용 사이보그 곤충 키트를 상용화했다.

군사 분야에서는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딱정벌레와 나방에 마이크로 장치를 이식해 비행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해 감시 정찰 활용 가능성을 실험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대부분 곤충의 신체에 침습적으로 개입해야 했고, 시간이 지나면 자극에 적응해 반응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최근에는 생물의 감각 반응을 활용한 비침습적 제어 방식이 새로운 흐름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2년 일본 RIKEN 연구소는 자율 충전이 가능한 무선 제어 바퀴벌레를, 2024년 싱가포르 난양공대는 곤충 제어 장비를 자동 조립하는 시스템을 발표해, 장기 운용과 대량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오사카대의 이번 실험은 이러한 기술적 흐름 위에서, 생물 고유의 감각 반응만을 활용해 높은 정확도로 움직임을 유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곤충을 단순한 생체 실험 대상으로 보는 단계를 넘어, 실제 환경에서 유용한 정보 수집 수단으로 전환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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