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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A, 달 착륙 장면 생중계 위한 실전 테스트 완료
- 초당 60프레임 고화질 컬러 영상, 과학과 대중 소통의 결합
다음에 인류가 달에 착륙하는 장면은 초당 60프레임, 컬러 디지털 고화질로 전 세계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NASA의 아르테미스 3 미션이 유력한 첫 적용 무대로, 현재 2026~2027년 착륙이 계획돼 있다. 반세기 전 아폴로 임무의 흐릿한 흑백 영상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기록이 될 전망이다. 유럽우주국(ESA)과 독일항공우주센터(DLR)는 이를 위한 리허설과 기술 표준 마련에 한창이다.
실제 달을 재현한 ‘가상 착륙’ 촬영 현장
ESA와 DLR은 독일 쾰른의 LUNA 시설에서 실제 달 지형을 모사한 환경을 구축하고, 고화질 달 탐사 영상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영상에는 우주비행사가 착륙선에서 하강하고, 달 표면을 탐사하며 헬멧에 반사된 모습을 셀카로 남기는 장면까지 포함됐다.
이번 리허설은 단순한 연출이 아니라, 실제 우주 중계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지연 시간, 대역폭 제약, 달 먼지, 빛의 반사 등을 반영한 실제 테스트였다. 연구팀은 특히 움직임이 많은 장면(일명 ‘인코더 킬러’)에서도 안정적인 영상 전송이 가능하도록 기술적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독일 LUNA 시설에서 촬영된 달 탐사 시뮬레이션 장면의 참조 영상 [사진=NASA]
달 영상의 화질 기준, 어떻게 정해지나
우주 탐사 영상은 대중 소통 수단이자 과학적 기록의 핵심이다. ESA는 28개국 전문가가 참여하는 '우주 데이터 시스템 자문 위원회(CCSDS)'에서 다양한 인코딩·전송 방식에 대한 국제 표준을 논의하고 있다.
이 표준은 달뿐만 아니라 우주정거장, 화성 탐사 등 전 우주 영상 송출에 적용된다. DLR 대표 파울크 쉬프너는 “영상 품질 표준은 장비 개발뿐 아니라, 미션 전 시뮬레이션 단계에서 실질적 기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ESA의 영상 전문가 멜라니 코완은 “LUNA에 처음 들어갔을 때 진짜 달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며 “영상 장비, 조명, 촬영 각도 등 모든 요소를 달 환경에 최대한 가깝게 재현했다”고 전했다. 특히 달 먼지는 촬영에 큰 방해 요소로, 매 걸음마다 먼지가 날려 영상 왜곡을 유발했다.
HDR 영상, 그림자 안까지 보여준다
실험에서는 다양한 햇빛 시뮬레이터와 조명 각도를 테스트해 실제 달빛을 재현하려는 시도도 진행됐다. 달은 대기층이 없어 강한 명암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그늘진 분화구 내부나 암석 뒤는 기존 영상기술로는 촬영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HDR 기술을 사용하면 이런 어두운 영역까지 선명히 기록할 수 있다”고 밝혔다.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 달 착륙 생중계 중 정지 화면. 아폴로 11호는 인류 최초로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킨 임무였다. [사진=NASA 제공]
문라이트 프로젝트, 달 탐사의 새로운 인프라, 통신 위성 5기
달에서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지구로 전송하는 일은 단순한 인터넷 업로드와는 다르다. 달에 설치되는 장비는 무게와 전력 소모가 제한돼야 하며, 영하 수십도에서 영상 전송이 가능해야 한다.
아폴로 당시엔 2만 와트에 달하는 지상 안테나의 지원이 필요했고, 탐사선 자체 송신기는 고작 20와트였다. 오늘날에도 대역폭 확대는 가능하지만, 그에 필요한 송신기는 너무 크고 무겁다. 지구와 달 사이에는 신호 지연도 있다. 왕복 2.6초의 시간 차는 생중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ESA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라이트(Moonlight)'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는 고속 통신 전용 위성 5기를 달 궤도에 배치해, 지구와의 안정적인 고대역폭 연결망을 구축하는 계획이다. 그중 한 기는 고해상도 영상 송출을 위한 데이터 전송을 전담하며, 미래의 유인 탐사나 달 기지 건설에도 핵심적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된다.
심우주 시대, 영상 품질도 국제 협력
영상 표준화 작업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ESA와 DLR은 28개국이 참여하는 ‘우주 데이터 시스템 자문 위원회(CCSDS)’ 내 ‘영상 및 응용’ 워킹그룹에서 달 탐사 영상의 인코딩, 압축, 전송 규격을 논의하고 있다. 이 표준은 향후 화성, 심우주 영상 송출까지 포괄하는 기준이 되며, 실제 영상 송출 전에 모든 팀이 예상 가능성을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고해상도 영상 중계는 과학적 정밀성과 대중의 몰입을 동시에 실현하는 장치다. ESA는 “이번 훈련 영상은 향후 실제 임무의 참조 자료로 쓰일 뿐 아니라, 우주 탐사의 공공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핵심 자산”이라고 밝혔다. 달 탐사는 기술 시험이자, 모두가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또 하나의 인류 도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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