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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파의 전 여정 처음으로 추적하다···블랙홀을 통과한 최초 시뮬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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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파의 전 여정 처음으로 추적하다···블랙홀을 통과한 최초 시뮬레이션

sciencewave 2025. 6. 9. 20:32
 

세상을 보는 과학의 눈 - Science W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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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파는 우주의 거대한 사건이 남긴 파동이다. 두 블랙홀이 충돌하거나 별이 붕괴할 때, 시공간 자체가 흔들리며 생겨난다. 이 파동은 광속으로 퍼져나가며 지구의 검출기에도 닿는다. 하지만 지금껏 우리는 이 파동이 정확히 어디서 시작되어, 블랙홀과 만나 어떤 상호작용을 거쳐, 어디로 사라지는지를 한눈에 본 적이 없다.

뉴질랜드 연구진이 이 한계를 뛰어넘었다. 오타고대학교와 캔터베리대학교의 물리학자들은 중력파가 우주의 경계에서 들어와 블랙홀을 통과한 뒤 다시 우주로 나아가는 전 과정을 하나의 시뮬레이션 안에 처음으로 구현했다. 단순히 계산 범위를 확대한 것이 아니라, 중력파의 원인과 결과를 하나의 인과 흐름으로 재현한 것이다.

우주의 '무한대'를 계산에 포함시키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중력파는 이론적으로 과거 무한대(past null infinity)에서 들어와, 미래 무한대(future null infinity)로 빠져나간다. 이 경계는 중력파나 빛이 아무런 방해 없이 도달할 수 있는 우주의 끝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시뮬레이션은 이 무한한 경계를 포함하지 못했기 때문에, 중력파의 전체 흐름을 계산할 수 없었다.

 

 

 

중력파가 블랙홀을 지나며 어떤 에너지를 잃고, 어떻게 형태가 바뀌는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계산한 최초의 시뮬레이션. 이제 우리는 중력파의 출발과 도착, 그 사이의 인과 구조를 하나의 흐름으로 볼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공간을 수학적으로 압축하는 기법을 적용했다. 이 방법은 프리드리히의 일반화된 컨포멀 장 방정식을 바탕으로 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시뮬레이션 도구 COFFEE(COnformal Field Equation Evolver, 컨포멀 장 방정식 진화기)를 활용했다. 이 도구는 무한히 먼 공간을 유한한 계산 영역으로 바꾸어, 중력파가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를 계산할 수 있게 해준다.

 

 

 

이 그래프는 중력파가 블랙홀을 지나면서 에너지와 파형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준다. 파란색과 주황색 선은 중력파가 블랙홀에 닿기 전과 후의 에너지 양을 나타내며, 대부분의 에너지가 블랙홀에 흡수된 것을 알 수 있다. 나머지 선들은 중력파의 진동 세기와 구조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나타내며, 블랙홀을 통과한 뒤 파형이 크게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이 시뮬레이션은 중력파의 전체 흐름을 과거부터 미래까지 처음으로 계산한 결과다.

[사진=Otago Univ./Canterbury Univ./Phys. Rev. Lett.]

 

 

블랙홀은 대부분의 파동을 삼켰다

계산 결과, 진폭이 작은 중력파는 90% 이상이 블랙홀에 흡수됐다. 진폭이 커도 살아남은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중력파는 블랙홀을 만나는 순간, 에너지 대부분을 잃는다.

하지만 단순한 흡수로 끝나지 않았다. 파동은 블랙홀의 시공간 곡률에 반응해 스스로를 뒤틀며 새로운 파형을 만들어냈다. 이 ‘백반응’ 현상은 그동안 이론으로만 제시됐지만, 실제로 전 과정이 수치로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블랙홀을 벗어난 중력파는 감쇠 진동(quasinormal ringing)을 남겼다. 이는 블랙홀 고유의 진동수에 따른 진동으로, 파동의 모양과는 무관하게 나타났다. 이런 진동은 블랙홀의 질량과 회전 정보를 역산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중력파의 흐름은 ‘본디 뉴스’와 ‘본디 에너지’라는 물리량을 통해 정량화됐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블랙홀에 들어오기 전과 나간 이후의 에너지 차이를 정밀하게 계산했고, 에너지 보존 법칙이 이 과정에서도 정확히 성립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시뮬레이션 범위를 넓힌 것이 아니다. 중력파가 블랙홀과 어떤 인과적 상호작용을 거쳐, 우주의 어디에서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수치로 추적한 최초의 계산 실험이다. 이제 우리는 단지 중력파가 ‘왔다’는 것만 아는 게 아니라, 그것이 어디서부터 와서 무엇을 지나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까지 설명할 수 있는 도구를 갖게 됐다.

중력파는 더 이상 감지되는 신호가 아니라, 우주의 작동 원리를 따라 움직이는 하나의 사건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전 과정을 수식으로 처음 완성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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