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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역사를 바꾼 식량작물 감자
(인간을 살리는 천혜의 동식물 3)
유럽을 굶주리게 한 감자 흉년
유럽 여러 나라와 러시아에서는 감자가 제2의 주식이다. 세계 170여 나라 가운데 130개 이상의 나라가 감자를 재배하며, 연간 총 생산량은 약 3억 7,000만톤이다. 앞으로 감자는 인류의 식량으로 더욱 중요한 식물이 될 전망이다. 감자는 원래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의 고지에 사는 원주민들이 재배하고 있었다. 그 감자가 처음으로 유럽에 퍼지게 된 것은 16세기쯤이었다.
감자는 잘 자라고, 생산량도 많으며 맛이 좋았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유럽 곳곳에 퍼져 중요한 식량이 되었다. 1845년의 일이다. 당시 아일랜드는 가난한 섬나라였었다. 감자가 생산되면서 먹을 것이 넉넉해지자 인구가 늘어나 800만 명에 달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 해 아일랜드의 여름은 춥고 비가 많더니, 이어 가뭄이 계속되었다. 나쁜 기후 탓으로 아일랜드의 감자는 ‘마름병’이라는 곰팡이 병이 널리 퍼져 땅속에서 모조리 썩어 버렸다.
감자 흉년은 아일랜드에만 일어난 것이 아니고 온 유럽이 다 흉작이었다. ‘감자 흉년’이 몇 해 계속되자 아일랜드에는 무서운 굶주림이 닥쳤다. 2년 동안에 100만 명이 아사(餓死)하고, 살아남은 사람은 죽은 사람을 장례지낼 기운조차 없었다.
이 시기에 아일랜드인들은 굶주림을 피해 100만 명 이상이 미국 대륙으로 이민을 떠났다. 이때의 기근은 세계 역사에서 가장 안타까운 비극 가운데 하나이다.

감자(Solanum brebicaule)는 안데스 산맥 고지에서 7,000~10,000년 전부터 재배해 왔다. 오늘날에는 모양, 크기, 색이 다양한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감자를 혁명적으로 개량한 과학자 버뱅크
감자는 원래 안데스 산맥 고지(페루와 볼리비아)의 추운 지방에서 자라던 식물이며, 같은 면적에서 다른 곡식보다 두 배 가까운 양이 생산되고, 그 속에 포함된 영양분도 훌륭하다. 감자는 재배 기간이 짧아, 심고 나서 90~120일이면 수확하는데, 급할 때는 60일 만에 먹기도 한다.
오늘날 감자는 히말라야 산맥의 4,000m 고지에서도 자라고, 북극 가까운 곳, 아프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막에서도 자란다. 그러나 너무 덥고 습기가 많은 열대에서는 재배가 어렵다.
옛날의 감자는 지금처럼 크지 않고 생산량도 많지 않았다. 감자가 미국 대륙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1719년의 일이다. 1872년 미국의 유명한 식물학자 버뱅크(Luther Burbank 1849-1926)는 크고 훌륭한 감자 종자를 개량해냈다. 그는 감자 연구를 시작한 후 55년 동안에 800여 종의 감자 품종을 개발했다. 이후 그가 개발한 감자 품종은 세계로 퍼져 수많은 인구의 주식이 될 수 있었다.
버뱅크는 감자 외에 수많은 종류의 농작물과 꽃 종류도 개량했다. 버뱅크는 많은 종자를 개량했지만, 논문으로 잘 기록하지 않고 오로지 결과를 중요시했다. 그에 따라 그는 과학자로서의 영예로운 상은 수상하지 못했다.

버뱅크는 연구논문을 잘 쓰지 않았다. 그러나 식물종자 개량법에 대한 몇 권의 저서를 남겼으며, <The Training of the Human Plant>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었다. 버뱅크가 생전에 개발한 신품종들은 특허가 없었다. 그가 세상을 떠나고 4년이 지난 1930년에야 ‘식물 종자에 대한 특허법’이 실시되었다. 그러나 1940년에는 몇 가지 품종이 그의 특허로 인정되었다.
병과 추위에 강하고, 맛이 좋고, 생산량이 많은 새로운 품종은 지금도 끊임없이 연구되고 있다. 페루의 안데스 산속에 있는 국제감자센터(International Potato Center)에서는 13,000여 품종의 감자를 재배하면서 연구하고 있다. 감자는 워낙 중요한 농산물이기 때문에 수많은 나라가 독자적인 감자 연구소를 가지고 있다.
국제식량기구(FAO)의 2013년 통계에 의하면, 이해 세계 감자 생산량은 3억 6,800만t이었다. 최대 생산국은 중국(약 8.900만t), 인도(4,500만t) 러시아(3,000만t) 순이다. 생산된 감자의 절반 정도는 음식으로 직접 먹지만, 나머지는 동물 사료와 전분(澱粉) 생산에 쓰인다.
감자는 왜 씨를 심지 않는가?
감자는 다년생(多年生) 식물이며, 꽃이 피고 씨를 맺기도 한다. 그러나 재배할 때는 좋은 구근(球根 :지하 부분의 줄기에 형성되는 저장기관)을 보존해두었다가 싹이 나면 조각을 내어 심어 키운다. 감자 씨를 심으면 퇴화되어 다른 종류의 감자가 태어나며, 그들은 대개 크기가 작으므로 수확량이 매우 감소한다.
감자 재배자들은 ‘씨감자’를 따로 구입하여 재배하는데, 씨감자는 감자에 잘 감염되는 바이러스 병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이런 씨감자는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곤충이나 다른 동물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모기장 같은 방충망으로 둘러친 격리된 공간에서 조심스럽게 키운 것이다.
강원도에 있는 국립 대관령감자연구소는 감자에 대한 기초 연구 외에 씨감자를 전문적으로 재배하여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씨감자를 구하지 못해 시장에서 파는 감자를 심으면 바이러스가 그대로 계승되므로, 이런 감자는 크게 자라지 못한다.
시험관 속에서 키운 씨감자는 어떤 것인가?
실험실의 시험관 속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조직배양 기술이 발전하면서 감자도 시험관에서 키울 수 있게 되었다. 감자의 조직을 떼어 시험관안에서 배양하면 줄기와 뿌리가 생기고, 나중에는 감자까지 달린다.
시험관 감자는 직경이 1cm 정도 또는 그보다 더 작다. 이렇게 배양한 감자는 바이러스가 감염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므로 감자 연구실의 과학자들은 감자를 밭에 심지 않고 시험관 속에서 대량 키우기도 한다. 그러면 수천 종의 감자를 하나의 연구실 속에서 키우면서 실험에 이용할 수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새끼손가락 끝보다 작은 심험관 감자(시험관 씨감자)를 밭에 내다 심으면 잘 자란다. 그러나 시험관 씨감자의 뿌리에는 직경이 2~3cm 되는 매우 작은 감자들만 달리므로 수확량이 적기도 하지만 먹을 수도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렇게 자란 작은 감자를 보관했다가 다음에 심으면 그때는 완전히 커다란 감자가 열린다.

시험관 속에서 매우 작은 감자가 자라고 있다. 시험관에서 배양된 감자를 밭에 심으면 상품이 될 수 없는 작은 감자가 열린다. 그러나 이 작은 감자를 다시 심으면 완전한 크기로 자란다.
감자껍질에는 독성이 있는가?
감자가 속해 있는 가지과 식물(Solanaceae 까마중, 가지, 담배, 토마토 등)의 잎, 줄기, 뿌리에는 글라이코알칼로이드(glycoalkaloid)라는 두통 또는 설사를 유발하는 독성을 가진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다. 이 물질은 꽃에 제일 많이 포함되어 있고, 뿌리(감자의 구근)에는 아주 조금 있다.
감자의 경우 햇빛을 많이 보거나, 상처가 나거나, 오래 되거나 하면 그 독성이 다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감자를 익히면 그 성분이 무시할 정도가 된다. 현재 재배되고 있는 품종의 감자를 먹고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자와 토마토를 결합한 포마토의 성과는?
감자와 토마토는 같은 가지과 식물이므로, 오래 전부터 감자 뿌리에 토마토 줄기를 접목하여 키우면, 뿌리에는 감자가 달리고, 줄기에는 토마토가 달리지 않을까 생각하여 직접 실험을 해보았으나 어떤 경우에도 기대한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유전자를 변이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1977년에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두 식물의 유전자를 결합한 식물 ‘포마토’를 성공적으로 길러냈다. 포마토가 성공적으로 만들어지면, 땅속에서는 감자(포테이토)가 열리고 줄기에서는 토마토가 달리는 ‘꿈의 식물’이 될 것이었다. 그러나 포마토는 감자도 토마토도 아닌 다른 건강한 식물이었다.
영국의 한 회사(Thompson and Morgan)는 2013년에 감자에 토마토를 접목하는데 성공하여, '톰테이토'(TomTato)라는 이름을 붙인 감자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으나 아직 상품화되지는 않았다.
과학자들은 훗날, 지구에 빙하기가 닥쳐오면, 추운 곳에서 잘 자라는 감자를 대규모로 심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석유가 부족해지면 생산성이 높은 감자를 대량 재배하여 거기서 알콜을 뽑아내어 연료로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도 한다. **
밤바다를 빛내는 푸른빛의 정체, 녹티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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