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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 살면 정말 빨리 늙을까?···상대성 이론과 생체 시간의 관계

과학 상식

높은 곳에 살면 정말 빨리 늙을까?···상대성 이론과 생체 시간의 관계

sciencewave 2025. 4. 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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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어디서나 똑같이 흐를까. 아침에 일어나고, 저녁에 잠드는 하루의 리듬은 고층 아파트든 지상 주택이든 똑같을 것이다. 하지만 물리학자들은 100년 전부터 “높은 곳일수록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른다”고 주장해왔다. 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과 실험 결과를 통해 일정 부분 사실로 입증된 내용이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도 가능해진다. 높은 곳에서 사는 사람은 정말 더 빨리 늙는 걸까? 이 단순한 호기심은 현대 물리학과 생물학이 만나는 지점에서 꽤 진지한 과학적 탐구로 이어진다.

상대성 이론, 시간은 위치에 따라 다르게 흐른다

1907년 아인슈타인은 중력장이 강할수록 시간이 느려지고, 중력이 약할수록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른다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발표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지상보다 고도가 높은 곳에서는 중력이 약하기 때문에 시간은 더 빠르게 흐른다.

이 주장은 2010년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NIST)의 연구진에 의해 실험적으로 입증되었다. 연구팀은 고도 차이가 단 33cm밖에 나지 않는 두 위치에 각각 원자시계를 설치하고 시간의 흐름을 정밀하게 비교했다. 그 결과, 고도가 더 높은 위치의 시계가 아주 미세하게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2010년 9월 24일자(Chou et al., Science, Vol. 329, Issue 5999, pp. 1630-1633)에 발표되며 상대성 이론의 일상적 적용 가능성을 실험으로 보여준 대표 사례가 되었다.

 

 

 

중력이 강한 곳에서는 시공간이 더 크게 휘어지고, 시간이 느려진다. 반대로 중력이 약한 곳에서는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른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중력 퍼텐셜이 높은 곳일수록(즉, 고도가 높거나 중력이 약한 곳) 시공간의 곡률이 작아지고, 상대적으로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이 원리는 블랙홀과 같은 강한 중력장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작은 고도 차이에서도 원자시계를 통해 실험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 [사진newsroom.ucla.edu]

이후에도 관련 정밀도는 크게 향상되었다. 2022년에는 일본 도쿄대학교와 동경대학교 광과학기술연구센터 연구진이 고도 차이 단 1밀리미터에서 발생하는 시간 흐름의 차이를 감지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에 사용된 광격자 원자시계(optical lattice clocks)는 지금까지 개발된 시계 중 가장 정밀한 수준이며, 밀리미터 단위 높이에서도 시간 지연(time dilation)을 실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 2022년 12월, Takano et al.)에 실렸으며, 상대성 이론이 나노 수준의 공간에서도 실제로 적용된다는 점을 보여준 획기적인 결과로 평가받는다.

 

상대성 이론은 맞지만, 생물학적 노화는 또 다른 이야기

물리적 시간의 흐름이 다르다고 해서 생물학적 노화 속도까지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고도에 따른 시간 차이는 인간의 수명 전체를 기준으로 해도 1초를 넘기지 않을 정도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예를 들어, 고층 아파트 꼭대기와 1층 사이의 고도 차이로 발생하는 시간 차이는 1년에 약 1나노초(10억분의 1초)도 되지 않는다. 이는 생체 리듬이나 노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상대성 이론과 생체 시간과의 관계. 고도가 높다고 노화가 촉진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노화는 세포의 분열 한계, 텔로미어 단축, 산화 스트레스, 생활습관 등 복잡한 생물학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고지대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경우, 산소 농도가 낮은 저산소 환경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세포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 있다는 가설이 있지만, 반대로 일부 연구에서는 고산지대 거주자가 심혈관 질환 위험이 낮고 평균 수명이 더 길다는 결과도 제시되고 있다.

즉, 고도가 높다고 해서 노화가 촉진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생물학적 노화는 물리적 시간보다는 유전, 환경, 식습관, 수면, 스트레스 등 훨씬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상대성 이론과 생물학의 경계

오늘날 위성항법장치(GPS)는 상대성 이론을 보정값으로 적용해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인공위성은 지상보다 훨씬 높은 고도에서 중력이 약한 환경에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은 더 빠르게 흐르며,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 위치 오차가 수 미터에 이르게 된다.

이처럼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매우 정밀한 기술의 기반이 되었고, 고도에 따른 시간 차이는 이제 더 이상 이론적 가정이 아니라 실험적 사실이다. 그러나 인간의 삶에서 이 차이는 거의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작기 때문에, 높은 곳에서 산다고 해서 더 빨리 늙는다는 말은 과학적으로는 사실이 아니다. 사람을 늙게 만드는 것은 고도가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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