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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브스턴스'는 신비로운 약물로 젊음을 되찾는 설정을 내세우며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을 자극한다. 주인공은 특정 주사를 맞음으로써 새로운 육체를 얻고, 일주일마다 의식을 전환하는 기이한 과정을 겪는다. 기괴한 판타지이면서도 늙음을 거부하는 인간 본능을 꿰뚫는 흥미로운 설정이다.
세월 이기는 장사는 없다지만, 실제로 노화를 늦추는 방법이 의학적으로 가능한지 궁금해진다. 노화란 왜 일어나며, 의학은 노화에 어디까지 저항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피할 수 없는 세월, 노화는 숙명
노화는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다. 세포와 분자 수준에서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이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복잡한 현상이다. 인간은 세포 분열이 반복될수록 염색체 끝부분에 있는 텔로미어가 점차 짧아지는데, 이를 반복하다 결국 세포의 복제 능력이 감소한다.
일정 길이 이하로 단축되면 세포는 더 이상 분열하지 못하고 노화 상태에 접어드는 것이다. 여기에 자외선, 방사선, 활성산소(ROS)와 같은 환경적 요인, DNA 복구 기전의 오류가 더해지면, DNA 손상이 축적되어 세포 기능이 저하되고 노화가 가속화된다.
단백질 변형과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도 노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단백질은 세포 내에서 구조적·기능적 역할을 담당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잘못 접히거나 응집되면서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에너지를 생산하는 핵심 기관으로,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그 기능이 감소하고 활성산소 생성이 증가해 세포 손상이 가속된다.
또한, 유전자 발현 변화도 노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DNA 메틸화, 히스톤 변형과 같은 후성유전학적 변화는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변화시키며, 이는 세포의 기능 조절 능력을 떨어뜨린다. 이러한 변화는 조직과 기관의 노화에 영향을 미치며, 궁극적으로 생리적 기능 저하와 노화 관련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한때 빛났던 배우 엘리자베스 스파크는 잊혀져가는 공포 속에서 기적 같은 제안을 받는다. 단 한 번의 주사로 젊음을 되찾을 수 있는 신비로운 약물, ‘서브스턴스’. 하지만 대가는 잔혹하다. 매주 새로운 육체로 환생해야 하며, 원래의 자아와 기억을 공유하지만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다. 영원한 젊음을 위해 자신의 존재를 나누고, 결국 스스로를 희생해야 하는 운명. 서브스턴스는 묻는다. 젊음을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노화를 늦추는 약물, 있긴 하지만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생물학적 과정이지만, 이를 늦추거나 조절하려는 연구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노화 관련 연구에서 주목받는 약물과 치료법은 다음과 같다.
- 라파마이신(Rapamycin): 원래 면역억제제로 사용되던 약물로, mTOR(mammalian target of rapamycin) 경로를 조절하여 세포 성장과 대사를 억제한다. 동물 실험에서 수명 연장 효과가 관찰되었으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면역 억제 등의 부작용이 있어 노화 방지 목적으로의 사용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 메트포르민(Metformin):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며,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노화 관련 질환 예방 가능성이 제기되어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노화 방지 치료제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평가될 예정이다.
- 노화세포 제거제(Senolytics): 노화세포는 분열 능력을 상실한 채 염증성 물질을 분비하며 조직 손상을 유발한다. 이를 제거하는 세놀리틱스(Senolytics) 계열 약물이 개발되어 동물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현재 일본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나, 안전성과 장기적 효과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 호르몬 보충요법: 노화와 함께 감소하는 호르몬을 보충하여 노화 과정을 지연시키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보충은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이나, 심혈관 질환 및 유방암 위험 증가의 부작용이 있다.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보충은 근력 향상 효과가 있으나, 전립선 질환 등의 위험성이 있어 신중한 사용이 요구된다.

항산화제 및 보충제: 산화 스트레스는 노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완화하기 위한 항산화제나 보충제 섭취가 제안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장기간의 무작위 위약대조연구에서 임상적으로 확실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것은 없다.
위 약물들은 향후 노화 방지 치료제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평가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러한 용도로의 사용이 승인되지는 않은 상태다.
안티에이징, 저속노화 등 인간이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는 키워드는 계속해서 생겨나고 이를 이용한 마케팅도 이어질 것이다. 서브스턴스처럼 즉각적인 젊음 회복은 SF적 상상력에 불과하지만, 인간의 노력이 어느 정도는 노화를 막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노화와 죽음을 삶의 필연적 완성임을 받아들이는 자세야 말로 가장 인간다운 삶의 방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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