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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파는 두 블랙홀이 서로를 돌다 충돌할 때 생기는 신호다. 이 신호를 분석할 때는 관례적으로 더 무거운 쪽을 ‘1번’, 나머지를 ‘2번’으로 라벨링해 왔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라벨을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분석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데이터를 전체적으로 보고 라벨을 다시 정하자 블랙홀의 자전 방향이나 정체 같은 정보가 훨씬 더 정확하게 드러났고, 자전 속도 측정의 정확도는 최대 50%까지 높아졌다. 분석 방식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 해석의 신뢰도가 크게 향상된 셈이다.
중력파 분석, 고정된 라벨이 분석 정확도를 떨어뜨려
중력파는 블랙홀이나 중성자별 두 천체가 서로를 공전하다 병합할 때 발생하는 시공간의 파동이다. 이 신호를 분석하면 질량, 스핀 등 천체의 특성을 역산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분석 방식은 한 가지 고정된 전제에 의존해 왔다. 더 무거운 천체를 ‘1번’, 나머지를 ‘2번’으로 정해두고 데이터를 해석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질량이 비슷한 쌍성계에서는 모호해진다. 라벨이 뒤바뀔 가능성이 존재하고, 이는 결과 해석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부 연구는 라벨 기준을 스핀 값으로 바꿔보려 했지만, 스핀이 유사한 경우에는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이에 이탈리아 밀라노-비코카 대학교의 다비데 제로사 박사 연구팀은 고정된 기준 자체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접근했다.
중력파 상상도 [사진=NOIRLab]
전체 확률분포 기반 분류로 스핀 측정 50% 향상
연구팀은 두 천체의 라벨을 고정하지 않고,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데이터를 맡기는 방식으로 문제를 재구성했다. 이 알고리즘은 두 천체가 서로 다른 그룹에 속해야 한다는 조건만 주고, 어떤 기준으로 구분할지는 전체 확률분포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하게 했다.
이 방식을 실제 중력파 데이터에 적용한 결과, 블랙홀의 자전 속도(스핀) 측정 정확도가 기존보다 최대 50% 향상됐다. 이중봉우리처럼 해석을 애매하게 만드는 분포도 사라졌고, 블랙홀인지 중성자별인지 구분하는 데도 확실한 개선이 있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2019년 11월 3일에 관측된 중력파 사건(GW191103_012549)에서 확인됐다. 이 사건은 LIGO와 Virgo가 관측한 블랙홀 병합 신호로, 당시 기존 분석은 한 블랙홀이 궤도 반대 방향으로 자전할 확률을 13%로 추정했다. 하지만 새 방식은 그 확률을 0.1%로 낮췄다. 라벨링 하나 바꾼 것만으로 블랙홀의 회전 방향에 대한 결론이 정반대로 바뀐 것이다.
블랙홀 병합으로 중력파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묘사한 개념도.
전체 데이터를 보면 약 10%는 기존보다 더 타당한 라벨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로는 작아 보여도, 이런 오차 하나하나가 블랙홀의 형성 이력이나 진화 경로를 해석하는 데 큰 영향을 준다. 분석 정확도를 높인다는 건, 곧 블랙홀의 기원을 더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중력파 분석에서 라벨 기준은 측정값뿐 아니라 해석의 방향까지 좌우한다. 어떤 천체가 어떤 번호를 받는지에 따라 자전 방향, 물리적 정체, 블랙홀 형성 과정에 대한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연구는 분석 절차의 구조가 과학적 결과를 결정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교토 의정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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